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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문 대통령, 남녘 동포에 미안 - 사살했지만 시신 소각 안했다 라디오코리아|입력 09.25.2020 04:12:52|조회 4,263
[앵커]북측 해상에서 우리 공무원이 총에 맞아 숨지는 사태가 벌어진 지 사흘이 지난 오늘 북한이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북한은 통지문을 보내 김정은 위원장의 말을 전했는데요. 김 위원장은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큰 실망을 더 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측은 "시신을 훼손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리포트>북한은 오늘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 A씨 피살 경위와 관련해, 총기 발포는 인정했지만 사망 후 시신 훼손 부분은 사실상 부인했습니다.

북한 통일전선부는 오늘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통지문을 청와대 앞으로 보냈습니다.북측은 통지문에서 "북한 군인들이 정장의 결심 밑에 10여 발의 총탄으로 불법 침입자를 향해 사격했다"며 "이때 거리는 40∼50m였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사격 후 아무런 움직임도 소리도 없어 10여m까지 접근해 확인 수색했지만, 정체불명 침입자는 부유물 위에 없었다"며 "많은 양의 혈흔이 확인됐다고 한다"고 했습니다.

북측은 "북측 군인들은 불법 침입자가 사살된 것으로 판단했고, 침입자가 타고 있던 부유물은 국가비상방역규정에 따라 해상 현지에서 소각했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북측은 그러면서 남측 군이 무슨 증거를 바탕으로 '만행'·'응분의 대가'와 같은 불경스럽고 대결적 색채가 깊은 표현을 골라 쓰는지 커다란 유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오늘 통지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김정은 위원장의 말입니다.이번 사건을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로 표현하며,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남측에 실망감을 줬다고 사실상 직접 사과를 했습니다.

통일전선부도 남측에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며, 유감스러운 사건으로 최근 적게나마 쌓아온 남북 신뢰와 존중의 관계가 허물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도 밝혔습니다.

사건 해결을 위한 남북 간 추가 대화가 있을지, 그렇다면 어떤 형식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입니다. 

이수정 서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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