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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압승에도 달라진 게 없다"…홍콩 시위 다시 격화 라디오코리아|입력 12.02.2019 04:41:41|조회 2,277
지난달 24일 홍콩 구의원 선거가 범민주 진영의 압승으로 끝나자 홍콩 시위가 다소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러한 기대는 여지없이 빗나가고 말았다.

홍콩 시위대는 자신들이 내세우는 5대 요구를 정부가 모두 수용할 것을 촉구하면서 시위를 격화시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선거 참패에도 유화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갈등이 고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시위대는 8일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고 있어 이때 격렬한 충돌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18일 홍콩 시위대 '최후의 보루'로 불렸던 홍콩이공대와 그 인근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한 후 양측은 2주 가까이 '휴전 상태'를 이어왔다.

18일 충돌 후 시위대는 지난달 24일 구의원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폭력시위를 자제했고,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한 후 홍콩 경찰의 시위 대응도 눈에 띄게 온건해졌다.

하지만 지난 주말 시위에서 이러한 휴전은 사실상 깨졌다고 할 수 있다.

선거 이전 시위 때처럼 경찰은 최루탄, 고무탄, 최루 스프레이 등을 발사하면서 시위 진압에 나섰고, 시위대는 돌, 화염병, 유리병, 연막탄 등을 던지며 이에 맞섰다.

시위대는 몽콕, 왐포와, 훙함 등의 지하철역 입구에 불을 질렀고, 이전 시위 때와 같은 극심한 반중국 정서를 표출했다.

중국 통신기업 '차이나모바일', 중국 본토 폭력조직과 연계됐다는 소문이 난 '베스트마트 360', 홍콩 경찰에 대한 지지를 나타낸 일본 패스트푸드 체인점 '요시노야' 등이 시위대의 공격을 받아 파손됐다.

시위대의 분노는 선거 압승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달라진 것이 없다는 좌절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홍콩 민주화 시위의 주역 중 한 명인 조슈아 웡은 "우리는 5대 요구 쟁취를 위한 긴 싸움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며 "이는 거리시위, 사회적 조직, 국제 연대 등 3가지 싸움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은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과 불기소 그리고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이 가운데 홍콩 정부가 받아들인 것은 송환법 공식 철회에 지나지 않으며, 나머지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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