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AG(Porsche AG)는 지난 7일 독일 주펜하우젠 공장에서 10만번째 타이칸을 생산했다고 9일 밝혔다.
타이칸은 포르쉐가 처음으로 내놓은 순수 전기차다. 지난 201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콘셉트카 ‘미션E’가 기반이 됐다.
타이칸은 지난 2019년 9월 처음 생산에 돌입한 지 3년만에 누적생산 10만대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스포츠카 브랜드에서는 보기 드문 대기록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대유행, 차량용 반도체 대란, 원자재 수급 불안 등 악재도 극복했다.
판매 1위는 SUV인 카이엔이다. 6만6769대 판매됐다.
카이엔 동생인 마칸은 판매대수 5만9604대로 2위를 기록했다.
‘높은 차’가 포르쉐 성장을 주도했지만 포르쉐 정체성을 간직한 ‘낮은 차’도 선전했다.
‘스포츠카 전설’ 911은 3만611대. 4도어 세단인 파나메라는 2만5452대로 그 뒤를 이었다.
전기 스포츠카인 타이칸은 2만5073대, 718 박스터와 718 카이맨은 1만4003대 각각 팔렸다.
포르쉐코리아는 지난 2020년 11월 타이칸 4S를 시작으로 타이칸 터보 S와 타이칸 터보, 타이칸 베이스 모델을 잇달아 출시했다. 올해에는 타이칸 GTS도 내놨다.
지난해에는 포르쉐 최초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이자 두 번째 순수 전기차인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를 출시하며 전동화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타이칸은 국내 공식 출시 이후 총 2378대 팔렸다. 올 1~10월 판매대수는 1034대다. 카이엔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
카이엔과 파나메라를 통해 ‘성공한 배신은 혁신이다’는 사실을 입증한 포르쉐는 테슬라가 장악한 전기차 시장까지 노렸다.
타이칸이 나오기 전까지 스포츠카·슈퍼카 브랜드의 전동화 전략은 하이브리드(HV)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전기차로 나오더라도 가능한 한 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전망됐다.
전기차로는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고배기량 내연기관의 포효 소리와 바람을 가르는 질주 성능을 충족시키지 못할 것으로 여겨져서다.
4년 뒤 포르쉐는 미션E를 공개했던 모터쇼에서 타이칸을 공개하고 판매에 들어갔다.
‘기운 찬 젊은 말’이라는 차명에 어울리게 성능도 판매도 질주하는 타이칸은 벤츠, BMW, 아우디, 마세라티, 폴스타, 제네시스, 현대차, 기아에 ‘고성능 전기차’ 화두를 던졌다.
더 나아가 SUV는 어쩔 수 없더라도 내연기관만큼은 포기하지 않으려던 슈퍼카 브랜드에 충격을 안겨줬다.
람보르기니는 2020년대 후반기에 브랜드 최초 순수 전기차를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2년 전까지 전기차를 내놓지 않겠다던 페라리도 2025년에 순수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게이츠는 유명 정보기술(IT) 유튜브 채널과 인터뷰에서 “첫 번째 전기차로 포르쉐 타이칸을 구입했는데 아주 만족한다”고 밝혔다.
발끈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전매특허처럼 사용하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솔직히 말해 게이츠와의 대화는 감동이 없었다”고 비아냥거렸다.
글로벌 케이팝 스타인 블랙핑크 제니(제니 루비 제인)도 타이칸과 사랑에 빠졌다.
포르쉐코리아는 지난 12일 제니와 함께 디자인한 ‘타이칸 4S 크로스 투리스모 포 제니 루비 제인(Taycan 4S Cross Turismo for Jennie Ruby Jane)’을 존더분쉬 하우스(Sonderwunsch Haus)에서 공개했다.
존더분쉬는 롤스로이스 비스포크, 벤틀리 뮬리너와 비슷한 포르쉐 맞춤 제작 프로그램이다.
‘페인트 투 샘플’(Paint to Sample)의 마이센블루컬러와 그녀가 직접 디자인한 제니 루비 제인(Jennie Ruby Jane) 로고가 특징이다.
운전석 도어의 일렉트릭 레터링과 차량 후면의 모델명, B필러의 구름 로고에는 페인트 투 샘플 프로그램의 특별한 블루 컬러를 입혔다.
프런트 도어 엔트리 가드에는 ‘제니 루비 제인’(Jennie Ru-by Jane), 리어 도어에는 제니의 별명인 ‘니니’(NiNi) 레터링이 각각 적용됐다.
제니 요청에 따라 현행 992세대 911의 포르쉐 타이포그래피가 사용됐다.
프런트 도어 로고 프로젝터를 통해 차량 측면부에서 구름 로고를 지면에 투사한다. 휠 허브 커버에는 아티스트 이름과 ‘존더분쉬’가 표시됐다.
헤드레스트는 제니가 디자인한 구름으로 장식됐다. 같은 디자인의 특별한 실내 커버도 제작됐다.
제니의 포메라니안 ‘쿠마’(일본어로 곰)를 위한 차량용 블랙 펫캐리어도 장착됐다.
<출처: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