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혼후계약서, 또는 Postnuptial Agreement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리는 혼전 및 혼후계약서를 TV, 연예인들, 또는 재벌가의 결혼 뉴스에서나 들을 수 있는, 우리의 실생활과 관련이 없는 것이라 여기고, 몇몇 분들은 이런 계약서들은 부부들이 결혼 전에 이미 이혼을 염두에 두고 만드는 것이라 생각하여 거부감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혼전 및 혼후계약서는 미국에서도 1900년대 후반까지 두 사람이 결합하여 하나가 되는 결혼의 의미를 훼손한다고 하여 공공 정책으로써 법적으로 무효화하였지만, 1970년대부터 이혼율이 급증하고, 많은 주에서 이혼을 할 당시 배우자의 잘잘못을 가르지 않는 no-fault divorce를 채택하면서 점점 수용되어지고 있는 역사가 길지 않은 법적 계약입니다. 또한 많은 분들이 혼후계약서에 대하여 궁금증을 많이 갖고 계시지만 권리에 대해서 알아보는것 조차 우리의 정서상 쉽지만은 않은 일입니다.
혼후계약서란 두 배우자가 결혼을 한 이후 체결하는 계약서이며 보통 다음과 같은 이유로 작성됩니다.
첫째로, 만약 한 배우자가 사망했을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재산 분할에 대한 법적 분쟁을 대비하여 작성하는 것입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부부공동재산이라 하여, 일반적으로 법적인 결혼 기간동안 모은 재산은 부부의 공동재산, 그리고 결혼 전 각자가 소유한 개인 재산 및 상속을 개인 재산으로 구별하여 여기기 때문에, 이와 다르게 재산을 분할하고 싶을 경우 세부적인 계약을 작성하는 것입니다.
둘째로, 부부가 이혼을 하게 될 때 생길 수 있는 각종 법적 분쟁을 대비하여 작성하는 것으로, 시간과 비용 및 정신적 소모가 많은 이혼 절차를 피하고 미리 재산 분할, 위자료 및 자녀 양육비 분담에 대한 세부사항을 작성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혼 소송이 들어간 이후에도 두 배우자가 서로 합의하에 작성하는 혼후계약서는 최종 판결에 통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혼 소송 절차의 시간과 비용을 간소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혼후 계약서가 법적인 효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다른 일반적인 계약서보다 추가적인 몇가지 요소가 충족되어야 합니다. 먼저 혼후 계약서는 구두가 아닌 서면으로만 작성되어야 하며, 배우자 각자 결혼에 관련된 모든 사실들에 대하여 자발적으로 완전한 공개를 통해 합의되어야 합니다.
또한 배우자 각자 합의 내용에 대하여 개인 변호사나 법률 센터등의 자문을 통해 독립적으로 검토해보아야 하며, 서명된 계약서는 공증을 받아야 합니다. 또한 캘리포니아에서 이혼을 할 경우 배우자 각자의 재정 상황에 대하여 솔직하게 진술한 신고서를 법원에 제출해야 하므로 이 또한 혼후 계약서의 합의 내용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한해 약 30만건의 이혼소송이 있을 정도로, 부부간의 이혼은 우리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현상입니다. 만약 배우자 서로의 의견 충돌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면 혼후계약서를 통해서 이를 조율해보는 것도 오히려 결혼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알아두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