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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최근에 내가 언제 여기까지 왔지? 지금까지는 나이에 관한 아무런 느낌도 없이 그냥 정신없이 살아왔는 데, 내가 언제 이 나이가 되었지?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됐지? 갑자기 시간이 확 지나간 느낌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아마 여러분들 중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으신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저희 가정에는, 1남 3녀의 네 자녀가 있습니다. 지난 8월 초에 첫째 딸이 결혼을 하였습니다. 대학에 다닐 때나,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데이트하는 남자친구를 본 적이 없었는데, 어느 날 조심스럽게 남자친구를 소개하더니, 둘이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였습니다.
결혼 한다고 했을때나, 결혼식을 치르면서도 그런 느낌을 별로 받지 못했었는 데, 딸이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후, 전에는 그냥 내 딸과 이야기를 했었는 데, 이젠 한 남자의 아내가 된 딸과 이야기를 하면서, 내 딸도 이제는 어른이 되었고, 나도 이제는 사위가 생겼구나... 나도 이제는, 손 아래 사람이 생긴, 어른의 위치에 올랐구나… 내가 언제 이 자리에 왔는지…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75년에 미국에 첫 발을 디딘 후, 앞만 바라보며 열심히 살아왔는데, 어찌 어찌 하다보니 40년이 되었고, 큰 딸이 결혼하였으며, 처음으로 뒤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내가 언제 여기까지 왔지? 내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변 한 것이 없는 데, 갑자기 시간이 확 지나간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느낌이 어색하기만 하였습니다.
우리 삶은 그냥 이렇게 지나가는 것인가… 어느 날 문득 거울에 비춰진 자기의 모습을 보면서 놀라고, 수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가는 길 가에서 나는 혼자라는 것을 느끼면서 우리는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뒤로하며, 사라져가는 것이, 우리 삶의 과정이 아닌가 합니다.
내가 언제 여기까지 왔지… 느낄 때가 우리 삶의 전환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전환점은 소리지르며 찾아오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채 느끼지도 못하는 사이에 슬며시 우리 곁으로 스며들어 옵니다. 침대에서 일어나거나, 자동차에서 일어날때 “아이구”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것을 들으며, 나도 이 나이가 되었나 놀라기도 합니다.
어떤 분들은 나이들어가는 것을 굳이 외면하며, 나이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내가 싫어한다고 60살이 50으로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주름살이 저절로 펴지는 것도 아닌데, 남성들은 덤덤하게 받아들이는데 비해 여성들은, 나이드는 것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저는 나이에 대해 별로 민감하지가 못합니다. 그리고 나이는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원하든 원치않든, 그저 열심히 살다보면, 누구나 걸어가는, 그 삶의 여정을 우리도 걸어가게 됩니다.
뒤돌아보지 마시고, 앞만 보면서, 내게 주어진 하루를 감사하면서 열심히 살다보면, 내 이름으로 된, 내가 원하는 한 폭의 그림을 완성할 수 있게 될 것이며, 나”라는 한 폭의 그림에, 낙관을 찍는 순간, 내 삶은 완성되고, 우리는 우리 삶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기 삶의 그림을 완성하는 분들은 많지 않은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