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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은 연방공휴일인 콜롬버스 데이였습니다. 미국에서는 매년 10월 두번째 월요일을 콜롬버스 데이로 지정하고, 아메리카 신대륙을 처음 발견했다는 콜럼버스를 기념하고 있습니다. 많은 연방공휴일 중에서, 콜롬버스 데이는 그 의미가 가장 많이 퇴색되고, 이견이 많은 공휴일이 아닌가 합니다.
먼저 콜럼버스가 1492년 10월 12일, 미국이라는 신대륙을 발견하였다고 하지만, 미국에는 수천년전부터, 많은 수의 인디안들이 벌써 미국에 거주하고 있었고, 콜럼버스 이전에도, 스칸디나비아지역의 바이킹들이 미국을 다녀갔다는 증거들이 있기때문에, 신대륙 발견에는 큰 의문점도 많고,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역사학자들도 적지않다고 합니다.
콜롬버스 데이는 1869년,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던 이태리 사람들에 의해, 우리 한인축제처럼 이탈리언 축제로 시작되었으며, 1907년에는 콜로라도 주에서 처음으로 주차원의 축제로 확대되었습니다. 30년이 지난 1937년, 루즈벨트 대통령이 매년 10월 12일을 콜럼버스데이로 지킬 것을 명령하였고, 1971년 부터는 매년 10월 두번째 월요일을 콜럼버스 데이로 지키고 있습니다.
콜롬버스처럼, 우리 모두에게는 미국이라는 신대륙 땅을 처음 밟은 날이 있습니다. 제가 마국이라는 신대륙에 도착한 것은, 지금부터 40년 전인 1975년 8월 8일이었습니다. 제 삶의 가장 큰 전환점이 된 날이 바로 이 날이고, 제 삶의 터전이 송두리채 바뀌어 버린 날이기도 합니다. 그 동안 살았던 거의 20년 가까운 세월을 뒤로하고,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날이기 때문에, 제가 미국을 처음 만난 날, 저의 콜롬버스 데이는 8월 8일입니다. 여러분 각자에게도, 여러분만의 콜럼버스 데이가 있을 것입니다.
콜럼버스가 1492년에 발견했다는 이 신대륙은, 5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 많은 이민자들의 땀과 희생으로 개척되었으며, 오늘날, 미국이라는, 세계 최강대국으로 우뚝서게 되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콜럼버스 데이는, 이 땅을 처음으로 발견한 날보다도, 오늘의 미국을 건설하기 위한 그 개척 과정이 시작된, 콜럼버스 데이의 진정한 의미는, 신대륙 발견이 아닌, 신대륙 개척이 시작된 날이 아닌가 합니다.
제가 한국을 떠날때 미국은, 지상낙원으로 불리워지는, 누구든지 기회만 된다면 미국으로 이민 오고싶다고 말할 정도로 잘 사는 나라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이 한국인들에게 그렇게 크게 어필하는 나라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만큼 한국의 국력이나 경제력이 나아졌고, 이제는 한미관계가 미국이 일방적으로 우세한 것은 아니고, 적어도 미국이 한국을 대화 파트너로 생각할 정도는 된 것 같습니다. 게다가, 언제든지 원하면, 747 점보기나 A380 이층비행기로 미국을 방문할 수 있을 정도로, 한국인들의 미국 방문도 많이 완화 되었습니다.
미국의 콜럼버스 데이를 맞으면서, 우리는 이 날을 그냥 넘어가지 말고, 우리 나름대로의 신대륙 정착을 생각하면서, 의미있는 하루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특히, 각자가 이민 올때의 마음가짐을 한번 뒤돌아보며, 과연 나는 미국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나의 역할을 재조명해보는, 그리고, 나의 미국도착이, 재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한번 재점검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