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2019년도를 2013년이후 6년만에 가장 크게 폭등한 해로 마무리했다. 3대지수들중 뒤처진 Dow Jones가 22% 를 상승한 가운데 NASDAQ과 S&P 500은 각각 35%와 28% 폭등했다. 그중 S&P 500은 2013년 29.6% 를 폭등한후 6년만에 두번째로 크게 올랐다. 지난 1997년 31%를 폭등했던것과 비교하면 22년만에 세번째로 크게 폭등한 것이다. 그야말로 주식시장의 호황기를 제대로 나타냈다.
작년 7월말부터 두달동안 장은 지지부진한 움직임속에서 폭락을 반복했다. 투자자들은 불안감속에서 주식을 처분하기 바빴다. 이후 10월 3일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장은 올해 2월 중순까지 4개월반 동안 거침없이 올라 사상 최고치 경신을 밥먹듯이 반복했다. 주식을 미리 팔아버린 투자자들은 땅을 치고 후회했다. 떨어졌을때 과감하게 추가매수했던 투자자들은 언제 떨어졌었냐는 듯 상승의 상승을 거듭한 장을 바라보며 환희에 도취됐다. 그동안 질질 끌어왔던 중국과의 1차 무역합의가 마침내 타결된것으로 인해 고조된 분위기는 나만 빼고 장이 오를것을 조바심내는 심리에 불을 붙였다. panic buying은 기회가 될때마다 꾸준히 몰려와 장은 그야말로 건드릴수 없는 “untouchable”의 euphoria를 제대로 표현했다.
그러나 이처럼 탄탄했던 장의 분위기는 2월 19일 NASDAQ과 S&P 500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후부터 급반전됐다. 1월중순부터 중국 우환에서 발생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소식들은 간간이 전해졌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포함한 몇몇 국가들로 확산되고 있다는 공포심이 형성되자 장은 급속도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2월달을 2008년 금융위기이후 무려 12년만에 가장 크게 폭락한 최악의 달로 기록했다.
DJ는 2월12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에서 16.5% 그리고 NASDAQ과 S&P 500은 각각 15.9%와 15.8%를 폭락했다. DJ는 2주만에 그리고 NASDAQ과 S&P 500은 불과 일주일만에 이정도까지 빠르고 크게 초토화되는 correction을 기록했다. 그만큼 전세계로 확산될 징후를 보이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그에 따른 경제적 손실 그리고 더 나아가 글로벌 경기침체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 연출됐다. 전례없는 이번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은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사자 쪽으로 급격히 쏠려있던 투자심리를 팔자쪽으로 뒤집기에 충분했다. 공포 분위기는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전문가들도 이번 조정으로 인해 저가매수를 겨냥한 dip buying이 몇년만에 제대로 찾아온 절호의 기회라고 보는 쪽과 falling knife를 잡는 무모한 결정이라고 보는 쪽으로 판이 갈려있음을 나타냈다. 금융위기이후 11년이 넘는 기간동안 장이 폭락하거나 초토화될 때면 투자자들은 어김없이 dip buying을 몰고왔다. 기대에 부응하듯 장은 떨어졌던것을 모두 회복했고 사상 최고치를 끊임없이 갈아치우는 경이로운 모습을 반복했다.
이번에도 이러한 추세가 바뀌지 않을거라는 믿음속에서 매수하는 투자자들과 이제 막 하락세가 시작됐다는 두려움속에서 일단 팔고 보자라고 매도하는 투자자들은 확연히 갈렸다. 투자심리가 팔자쪽으로 쏠려있음을 나타내듯 저가매수를 겨냥한 dip buying은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매번 흐지부지하게 주저앉았다. 그러다 이번주 월요일 (March 2) 본격적인 panic buying 이 몰려오며 장은 강하게 반등했다. 올해들어 가장 크게 폭등한 날을 기록했고 8일만에 오른 DJ는 단숨에 1293 포인트를 폭등했다. 지난 2008년 12월이후 11년 3개월만에 최고의 날을 기록했다. 또한 이날 회복세를 주도한 Apple은 2008년 11월이후 11년 4개월만에 가장 크게 오른 날을 기록했다. 나만 빼고 장이 오를것을 조바심내는 심리가 거대한 panic buying으로 이어졌음을 제대로 보여줬다.
화요일 아침 연방준비제도는 금리미팅을 2주 앞두고 기준금리를 0.5% 전격 인하했다. 이는 2008년 10월 금융위기때 이후 11년 5개월만에 연방준비제도가 정상적인 금리미팅때가 아닌 중간에 갑작스럽게 선제 대응한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글로벌 경제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긴급조치임을 나타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시 폭등했던 장은 하락반전과 상승반전을 반복하며 요동치다 끝내 폭락한채로 마감했다. 투자심리가 진정되기보다 오히려 위축됐음을 암시했다.
그리고 장은 수요일 (March 4) 또다시 rally mode에 돌입했다. 올해들어 두번째로 크게 폭등한 상태를 요동침없이 지켜냈지만 바닥을 찍었다는 안도감이 형성되기에는 시기상조임을 나타냈다.
주식이 떨어질때 사야할지 아니면 팔아야 할지 혹은 주식이 올라갈때 팔아야 할지 아니면 사야할지에 대한 딜레마속에서 투자자들은 끊임없이 갈등한다. 저가매수를 겨냥한 dip buying이 절묘한 타이밍에 falling knife를 잡은것이 될지 아니면 잡았다고 생각한 falling knife가 손에서 미끄러져 발등을 찍게 될지에 대한 판가름은 곧 드러나게 된다. 투자전략이나 전술은 투자자들 각자의 위험부담 감수능력을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요동치는 분위기에 휩싸이거나 감정적으로 대처해 무조건 팔고 보자 혹은 사고 보자라는 무모한 행동은 피해야 한다.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고 적절한 감정조절을 통해 incremental buy와 분산투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포트폴리오 전략은 이럴때 확실하게 빛을 발휘하게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