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의 격언중 “Scared money never wins”라는 말이 있다. 즉 돈을 잃을 지 모른다는 강박관념속에서 투자하면 결국 투자에 실패한다는 이야기다. 많은 투자자들도 당연히 한두번쯤은 이와같은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라스베가스에서 재미있게 즐기면서 부담없이 도박했을때 의외로 돈을 딴 경험이 있는 가 하면 무조건 돈을 따야한다는 절박함을 지닌채 도박에 임했을때 폭망하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후자의 경험처럼 강박감이나 절박함이 심리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면 냉정히 판단하거나 분석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 도박뿐이 아닌 주식투자에도 적용된다.
투자자들중에서는 두려움이나 절박함을 뛰어넘어 너무 위험부담이 큰 선택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떤 특정종목의 한 주식을 선택해 모든 투자금을 거는 일명 “올인”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일확천금을 바라는 무모한 기대에서 행해지기보다는 실패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변형되고 과감해진 형태의 본전찾기 방식으로 행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시말해 큰 이익이나 한방을 바라는 욕심에서 강심장이 되길 선택하기 보다는 본전을 찾기위해 어쩔수 없이 몰빵할때가 많다는 것이다. 결국 이와같은 올인형태의 투자는 투기로 구분지어질수 있는 “double or nothing 이나 all or nothing” 개념의 위험한 방식이다. 그러나 한 주식에 올인하는 것이 투자액수가 적을때는 올인방식의 투자형태가 아니라고 착각하는 투자자들이 의외로 많다.
예를 들어, 주식포트폴리오를 만들때 10만달러의 투자금을 가진 투자자가 여러종류의 각기 다른 계통의 주식들에 투자하면 이는 분산투자형태를 갖추는 것으로 간주한다. 오로지 한 주식에 모두 투자한다면 이는 전형적인 올인형태의 무모한 베팅이라고 본다. 반면에 1만달러의 투자금을 보유한 투자자가 뮤추얼펀드가 아닌 개별 주식에 투자하기를 원해 한 주식만을 선택했다고 해도 이를 딱히 올인방식의 투기로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엄밀하게 볼때 분산투자가 아니면 투자액수나 투자기간에 상관없이 올인형태의 투기와 다를것이 없는 “make it or break it”의 개념을 초월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왜 이를 올인투자로 간주하지 않을까? 이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적은 투자금으로 몇몇 개별주식들을 사도 액수가 적기 때문에 이익을 보기 힘들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투자자들 각자가 정해놓은 “적은 액수”라는 투자금으로는 뮤추얼펀드에 투자하는 것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단정한다. 개별 주식투자를 원하면 투자금이 일정 액수이상이 되야된다는 인식이 투자를 결정하는데 종종 걸림돌이 되곤 한다. 특히 투자금의 상당부분이 이미 날라갔거나 예상보다 큰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라면 본전찾기에 대한 욕구는 강해진다. 그로인해 투자형태는 과감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투자자들은 거의 대부분 대박보다는 수익을 바라고 비교적 안전하게 투자하기를 원한다. 그럼에도 일단 돈을 잃고 나면 이성을 잃고 본전찾기에 절박함을 표현하며 한 두종목에 집중된 몰빵방식을 선택한다. 아무리 적은 투자금이라도 하나 혹은 두종목에만 집중투자하는 것은 당연히 위험부담을 높일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아무리 초대형주를 대표하는 AAPL 주식이라도 투자금액이 얼마가 됐든 전부를 올인하는 것은 투기이다. 결코 제대로된 투자라고 보기 힘들지만 워낙 AAPL이 10년이상 승승장구하는 바람에 투자자들은 AAPL에 올인하는 것을 투기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만큼 투기라는 자체가 투자전략이나 전술이 아닌 시가총액에 기반을 둔 어떤 종류의 주식에 투자하냐로 정의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즉 우량주에 투자하는 것은 투기가 아닌 반면 소형주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큰 투기라고 치부한다는 것이다. 중소형주식이 잘못돼서 파산하는 경우가 대형주가 잘못돼서 파산하는 경우보다 훨씬 많다는 이유만으로도 투자자들은 대형주에 투자하는 것이 무조건 안전하고 수익은 떼어 놓은 당상이라고 믿는다. 과연 그럴까?? -----칼럼 5 “우량주에 투자하는 것이 무조건 성공확률을 높일까” 참고.
잘못된 투자전략은 투자자들을 매몰차게 주식투자에서 나가 떨어지게 만든다. 주식시장을 자본주의의 꽃이 아닌 야바위시장의 월스트리트 카지노로 전락시키기도 한다. 잘못된 투자전략이나 전술에 “breakeven effect” 즉 본전찾기 효과까지 더해지면 투자자체가 더이상 투자가 아닌 투기로 변형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주식시장에서 기회란 위기와 맞물릴때가 많은 만큼 리스크를 줄일수는 있어도 없앨수는 없다. 까딱 잘못 판단하면 끊임없는 나락으로 추락하기 때문에 어떤 주식을 선택하냐보다도 어떤 전략을 채택하냐에 승패가 좌우된다고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