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탁 톡탁,, 샤워꼭지를 꼭 안 잠궜나? 일어나기 싫은 따뜻한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점검을 해보니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아니네. 그런데 목욕탕에 걸려있는 달력이 새삼 눈에 들어온다. 근데 왜 아직도 10월 인채 있는거지? 어차피 새 달력 다는게 낫겟다. 아 드디어 잡았다. 이 새벽을 깨운 주범은 다름아닌 오랜 벽시계구먼. 어젯밤 끓여 놓은 따끈한 대추차나 한 잔 가져와야겠다. 아 오랫만에 가져보는 여유. 행복하다. 근데 언제 세월이 이렇게 지나갔지? 그래도 난 언제나 그랬듯이 빨간 포인세티아를 열심히 사들이며 나만의 축제와 즐거움을 준비해 두었네. 오고 가는 길 지인들에게 포인세티아 화분 전해주는일도 끝났고 이젠 싱싱하던 꽃잎들이 후즐르게 해지고 있는 걸 보니 새해가 되는구나. 포인세티아와 함께하는 포근한 휴식속에서도 차가운 새벽 공기를 가르는 듯한 경건한 마음가짐을 가져봐야겠다. 따뜻한 대추차 한 모금 더 마시며 지난 한 해를 돌아보자. 어김없는 아쉬움과 후회가 있지만 제법 살아 온 인생의 연륜때문일까 마음에 여유가 생기네. 그만하면 됐다 됐어. 열심히 살았어. 며칠 전 소셜 시큐리티 웹사이트에가서 나의 소셜 연금 예상치를 알아보니 헉헉거리며 많은 세금을 낸듯해도 내가 받을 연금은 여전히 턱없이 부족했다...그래도 난 부자다. 감사하다. 2014년에 내가 잘 한 짓 하나는 감사노트를 적는 일이었다. 무심코 지나치던 것들에 감사의 조건들이 자꾸만 늘어 참으로 감사함이 넘치는 한 해였다. 그런데 새해엔 한 가지 더 첨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감사플러스 감동이다. 지난 가을 우리 오피스에서 만난 위진록 수필가님 이 들려주셧던 말씀. “ 하루 하루를 감동 속에 살아야해요…..” 아! 맞다. 시큰둥해진 일상들을 깨워보자. 우리의 날들이 얼마나 풍요로워질까. 지난해를 돌아보니 불쑥 찾아온 작은 감동들이 오랫동안 나를 행복하게 했던 기억들이 있다. 같이 점심 먹을 시간도 없어보여 집에서 손수 만들어다 주신 샌드위치와 디저트가 들어 있는누런 종이 백. 오피스 이전 예배에 먼 길 달려 오셔서 건네주신 은퇴 목사님이 친히 찍은 사진 액자. 어머니날 설교중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에 엉엉 울던 내게 보내준 위로의 편지. 일하시기 힘드실텐데 쉬어 가며 하라며 둘째 딸 남자 친구가 도간 도간 건네주던 유자차. 비오는 날 일년만에 오신 고객이 재 계약을 마치시고 건네주신 시집. 사별한지 5년 만에 펴낸 아내를 그리는 애절한 사랑이야기. 아 또 있다. 컴퓨터 자판기를 두드리는 동안 솔솔 풍겨오는 대추차. "우리집 뒷마당에서 딴 한국 대추예요. 하나 하나 깨끗히 씻어 정성껏 말린거예요. 좋아하시면 드리려고 여기 쌓아 놓았어요” 새해엔 나도 더 많은 이들에게 작은 감등들을 전해보리라. 소소한 일상들이 행복해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