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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이성만남 못하는 왕년의 퀸카 어이할꼬
sunwoo | 조회 1,057 | 10.13.2024

아침에 일어나 톡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4년 전 고객이었던 여성의 연락이었는데, 프로필 사진이 삭발에 가까운 짧은 머리로 바뀌어 있었기 때문이다. 회신을 하며 이유를 물었더니 2기 이상의 암에 걸려 치료 중에 있다고 했다.

한동안 연락이 안됐던 이유를 알게 됐다.

여성은 64년생으로 사업으로 성공해 지금도 많은 직원을 두고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결혼 후 몇 년 안되어 갑작스럽게 사별했다. 자녀는 없었다.

남편이 하던 사업을 이어받았는데, 수완도 좋아 회사가 잘 되다 보니 일하는 재미에 빠져 젊은 시절을 보냈다.

여성들은 잘 나갈 때는 남자 생각을 잘 안하는 경향이 있다. 부족함 없고 아쉽지 않아서다.

그러다가 4년 전 쯤 자기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나와 인연을 맺었다. 이 여성을 소개하면 남성들이 다 좋아했다. 나이차 따지던 남성들도 얼굴 예쁘고 성공한 연상녀를 만나보고는 매력에 푹 빠졌다.

그러나 여성은 혼자 사는 데 너무 익숙한데다가 이성이 그립긴 해도 막상 만나보면 성에 안차는지 퇴짜를 놓기 일쑤였다.

보다 못해 여성에게 “남자가 좀 부족해도 만나보세요. 마당쇠라도 옆에 있는 게 혼자보다 낫습니다. 남편분이 젊을 때 떠나셔서 멋있는 모습만 기억하시겠지만, 남편도 나이가 들었다면 여느 남자들처럼 주름지고 노쇠한 모습이었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도 여성은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고, 거절하다가 결국 암에 걸린 병약한 상태로 연락을 하게 된 것이다.

밝고 쾌활한 사람이었는데 몸과 마음이 약해져서 푸념을 늘어놓았다. “옆에 있어줄 사람이 없다. 그래서 더 아프고 불안하다”고 했다.

형제들도 자기 가정이 있으니 돌봐주는 데도 한계가 있고, 친구들은 더 여유가 없었다.

명문대에 다니던 퀸카였고, 어디에 있어도 빛이 나는 여성이었다. 많은 남성들이 프러포즈를 했고, 잘난 남자를 만나 결혼했다. 하지만 그녀의 현실은 병들고 외롭다.

그녀를 보면서 다시 한번 결혼의 의미를 되새긴다. 결혼은 아프고 힘이 없을 때 옆에 있어줄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이웅진 (ceo@cou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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