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직업도 같고, 성장환경이나 개인 조건이 비슷했던 두 사람은 서로 호감을 느꼈다. 아니, 남성은 그런 생각을 했다.
2달 정도 만남을 가져오던 중 남성은 최근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주말에 커플석에서 영화를 보는데, 로맨틱했던 영화 장면이 나오자 남성은 자연스럽게 손을 잡으며 스킨십을 시도했다.
만난 지 2달이나 됐는데, 아직 스킨십도 없었나, 이런 생각이 들만도 한데, 여성이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면이 있었다고 한다. 감정적으로는 무르익어 가는데, 스킨십에 있어 진도가 안나가자 남성은 기회를 찾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여성이 정색을 하며 거부했다. 남성은 분위기가 이상해지는 게 싫어 가볍게 넘어갔다. 며칠 전 여성의 집 근처에서 데이트를 하던 중에 남성이 발을 헛디뎌 넘어지면서 손바닥을 다쳤다.
여성은 집에 가서 치료를 해주겠다고 했다. 남성은 성격이 깐깐한 여성이 자신을 집에 데려가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라면 약국이나 병원에 가서 치료하면 될 일이었다.
이런 확신을 갖고 여성이 상처를 치료해준 후 야릇한 분위기가 형성되자 남성은 여성을 강하게 끌어당겼다. 그게 문제였다. 여성은 더 거세게 저항하며 남성을 아예 질 나쁜 남자로 취급했다. 결국 싸움이 크게 났다.
그날 이후 남성의 고민이 커졌다. 그녀는 결혼 전까지 스킨십은 자제하자고 했다. 자신은 그녀를 안고 싶은데, 그녀는 왜 안그런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건지, 걱정이 많아졌다. 그러면서 결혼생활에는 속궁합이 중요한데, 그 부분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스킨십에 대한 남녀의 심리는 다르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끌리는 것은 당연하다. 여성을 결혼상대로 생각하고 스킨십을 시도했다면 더더욱 그렇다.
또 여성은 스킨십 진도가 남성보다 더디다. 신중하기 때문이다. 여성은 남성에 대한 신뢰가 확실하게 쌓이지 않으면 몸이 따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우 남성은 여성을 배려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이 커플의 경우 여성이 스킨십을 거부하는 것은 남성이 싫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남성이 마음에 들기 때문에 절제하는 면이 크다. 그리고 스킨십은 장소와 분위기가 중요하다. 이 부분이 여성에게 안맞았을 수도 있다. 그런 전체 맥락에서 여성의 감정을 확인해야지, 스킨십을 거부했다는 것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남성이 상습적이지 않고 여성이 마음에 들어서 한 행동이라면 여성도 자기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폄하하는 것은 갈등 요인이 된다.
스킨십에 대해 남녀 간 입장차이가 있지만, 서로 신뢰가 충분히 형성돼야 하는 건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