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회사도 그렇고, 일반적인 만남에서도 이성을 많이 만난다고 해서 결과가 다 좋은 건 아니다. 만남 기회가 많은 것은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한다.
적절한 수의 이성을 만나 그 안에서 상대를 찾는 것이 배우자 만남이다. 많은 상대를 소개받는 것이 익숙해지면 그런 상황을 즐기다가 끝날 공산이 크다. 혹은 습관성 미팅증후군에 빠질 수도 있다.
또 하나 초혼은 배우자 만남의 경험이 적다. 그리고 재혼 역시 사별이나 이혼 후 오랜 공백 끝에 다시 만남을 갖게 되므로 과거의 기억과 경험이 지금 만남에 도움이 안될 수도 있다.
배우자를 만나는 과정은 실망의 연속이다. 결혼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게 되는 그 사람을 만나기까지 기대했다가 실망하는 만남이 계속된다.
남녀 만남은 나만 좋아하는 경우, 상대만 좋아하는 경우, 서로 싫어하는 경우, 서로 좋아하는 경우, 이런 4가지 경우가 확률적으로 비슷하게 발생한다. 그러므로 서로 좋아하는 25%의 만남보다는 나머지 75%의 만남이 더 많이 이뤄진다. 또 25%의 만남이 운좋게 처음에 이뤄지기도 하지만, 많은 만남에 지쳐가던 끝에 이뤄질 수도 있다.
결혼정보회사는 주변 소개보다는 만남 기회가 많고, 원하는 이성상을 만난다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에 실망감이 더 크게 다가온다. 그래서 소개받기를 보류하거나 아예 탈퇴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은 결정사만이 아니다. 일반적인 만남에서도 몇 번 소개를 받다가 불발로 끝나면 만남 자체에 지치고, ‘결혼할 때가 아닌가 보다’싶기도 하다.
그런데 ‘결혼할 때’라는 게 따로 있나. 그 ‘때’라는 것은 결국 자신의 의지와 노력이 만드는 것이 아닐까. 혹시 내가 찾는 그 사람을 만날 기회를 거절한 것이 아닐까. 그렇게 해서 만나지 못한 것도 ‘인연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내가 보건대 배우자 만남은 ‘총량보존의 법칙’이 적용된다. 처음에 안되면 나중에 잘되고, 처음이 잘되면 나중에 안될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처음에 몇 번 실망했다고 만남을 포기하지 말고, 처음에 호감이 가는 상대를 만났는데도 그런 행운이 다음에도 있겠거니 하고 그 사람을 그냥 돌려보내지 말아야 한다.
처음에, 혹은 마지막에라도 나와 맞는 상대를 만날 수 있으니 실망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다음 만남을 기약하는 그런 마음의 여유가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