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회사는 보수적인 만남을 주선한다. 그 시대, 그 사회의 배우자 선택에 관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상형이 집약된 결과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혼정보회사에서 배우자 만남의 틀이 바뀌었다고 하면 그건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녀 만남의 나이 공식이 깨졌다는 말을 자주 하고 있는데, 만남 현장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나이가 많아야 한다는 남고여저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 발표를 봐도 지난 해 결혼한 커플 5쌍 중 1쌍은 여성이 연상이다.
만남 현장에서는 여성의 나이를 따지지 않는 남성들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이제 여성들의 생각도 바뀌어야 할 때다.
종전 결혼문화에서는 ‘남성=집, 여성=혼수’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남성들의 생각이 현실적으로 바뀌고 있다. 결혼비용 부담이 크다 보니 여성의 능력이 중요해졌다. 그리고 ‘왜 남자만 결혼하는 데 돈을 많이 쓰나?’는 의문을 갖게 됐다.
과거 생각에 머물러 있는 여성들은 결혼이 힘들어질 수 있다. 남성이 결혼하는 데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여성은 만남기회는 많을지라도 결혼까지 가지 못할 확률이 높다.
과거 가부장제에서의 남성은 한 가정을 이끌어가는 가장이었지만, 이제 가정은 부부가 공동으로 만들어가는 협력의 결과물이다. 그리고 남성들은 동지 같은, 친구 같은 여성을 배우자로 원한다. 이는 정서적인 면 뿐 아니라 경제생활에서도 그렇다.
이제 남성 혼자 힘으로 가정을 부양할 수 없거나 부양하지 않겠다는 인식의 반영이며, 과거 아버지들이 가졌던 부양의 책임에서 벗어나는 일종의 항복 선언이다.
이런 변화에 대해 여성들은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남성들이 비겁하거나 쪼잔해서가 아니라 세상은 이미 구조적으로 남성 혼자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힘들어졌다. 그리고 여성들도 활발한 사회활동을 통해 경제적인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남성들은 여성에게 공동의 책임을 기대하는 것이다.
젊은 세대는 물론 부모 세대의 이해와 응원도 필요하다. 자신이 결혼했던 시대의 인식에서 벗어나 사회 변화를 받아들여서 자녀의 결혼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