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에서는 상호작용이 중요하다. 나와 상대가 서로 보완이 되면 시너지가 발생한다.
남녀 관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필요한 것과 상대가 필요한 것의 접점을 찾으면 결혼이 되고, 그걸 잘 모르면 만남이 어려워진다.
결혼이 늦어지거나 잘 안되는 남녀를 보면 몇가지 부류가 있다.
남성들은 본인은 나이가 많아도 출산 연령대 여성을 찾는 경우가 있고, 일부는 결혼 자금의 고민이 있다. 또 다른 부류는 만남에 익숙해져서 누구를 만나도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여성의 경우는 남자가 다 해주기를 바라는 심리가 결혼을 어렵게 만들기도 하고, 혼자 사는 게 좋은데 부모의 성화 때문에 마지못해 결혼을 하려는 사람도 있다. 혹은 본인이 능력이 있으니까 비슷한 수준의 남성을 찾는 여성들도 있다.
요즘 한 여성을 소개하느라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79년생 회사원인데, 급여와 집 두 채에서 나오는 임대수입을 합쳐 월 천만원 이상 고정 수입이 있다. 인상도 무난하다.
그런데도 상대를 계속 못 찾고 있다. 이 여성은 학력이나 경제력 등이 자신과 비슷하거나 더 좋은 사람을 원한다.
재혼도 괜찮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
만 45세로 임신이 어렵고, 본인도 출산을 원하지 않으니 세 부류의 남성 중에 첫 번째와는 맞지 않는다.
또 결혼준비가 된 남성을 원하니 두 번째와도 만남이 어렵다.
본인이 집도 있고 능력이 있으니까 결혼자금은 좀 부족해도 직업 좋고 성실한 사람을 만나면 상호보완이 되는데, 그런 생각을 하는 여성은 사실 드물다.
이 여성에게 75년생 남성을 소개했다. 그는 명문대 대학원을 나온 엘리트 공무원이다. 직급과 연봉은 높은데, 개인 사정으로 결혼자금이 없다. 집 한 채가 있지만, 대출이 많아 계산해보면 자산이 3-4억 정도다.
이것으로는 결혼하기 힘들다. 그러나 이 남성은 결혼의 안정성 면에서는 이 여성과 맞는다.
남성 입장에서는 여성은 준비가 되어 있으니 대환영이다.
두 사람은 만남을 가졌고, 서로 호감은 있는데 진전이 잘 안되고 있다. 남성은 본인이 부족하니 여성에게 프러포즈도 못하고 쭈뼛거리고 있고, 여성은 기대했던 부분이 충족되지 않으니 고민하고 있다.
여성에게 “보유하고 있는 집 두채 중에 하나를 신혼집으로 하면 어떻겠나. 남성분이 능력이 있으니까 나머지를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고 넌지시 얘기를 했다. 이제 여성의 선택만 남았다.
오늘 재혼 상담을 받았다. 50대 초반 여성인데,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이었다.
몇 년 전만 해도 본인에게 40억 정도 재산이 있었다고 한다. 자기 입맛대로 훤칠하게 잘생기고, 명함도 화려한 남자를 만나 결혼했는데, 사실 이 남자는 허울뿐인 사업가로 돈도 없고, 바람기 많고, 여자 등쳐먹는 사기꾼이었다.
결국 이 남자에게 15억 이상을 뺏겼고, 애걸복걸해서 겨우 이혼을 했다고 한다. 처음에 성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남자를 만났더라면 이런 큰 일을 겪지 않았을지 모른다.
79년생 여성도 이상을 충족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행복을 위한 결정을 하기를 바란다.
그녀에게 필요한 건 계산기가 아니라 온도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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