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시키지 못한 분들이 꿈속에서 나타날 정도다. 모든 분들을 결혼시키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3년 전에 만났던 미국의 교포 남성도 생각나고, 1년 전 함께 방문했던 어머니와 딸도 생각난다. 늘 후회와 아쉬움을 안고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할 운명인데가 싶다.
얘기를 하다 보니 1년 전에 만난 어머니와 딸이 남긴 의미가 크다.
딸은 원하는 상대의 조건이 까다로웠다. 배우자 만남에 큰 기대를 갖고 많은 부분을 요구하는 것을 뭐라고 할 수 없는 건 각자의 의지와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소개가 이뤄지고 아니고는 별개의 문제다.
그 여성은 결과적으로 실제 만남이 한명도 안됐다. 많은 남성이 추천됐지만, 매번 조건이 안맞는다고 거절했다. 시간이 꽤 흘러 마침 조건에 맞는 남성이 타나났다. 당사자는 물론 나도 정말 기뻤다.
만남이 성사되나 싶었는데, 어머니로부터 연락이 왔다. 왜 불길한 예감은 늘 적중할까?
어머니는 “딸이 마음에 안들어한다. 이런 조건이 마음에 안든다. 난 솔직히 그 사람 좋은데...”하며 안타까워했다. 딸이 말한 조건은 이전에는 말한 적이 없던 것이었다.
난감했다. 망설이는 남성을 설득해서 겨우 마음을 돌려놨는데 말이다. 그 후로 지금까지 여성은 만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고집인지, 오기인지, 본인 마음을 돌릴 생각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결혼경험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이성의 조건이 중요하다. 그 전에 결혼을 해봤어야 남녀관계나 결혼의 속성을 알고 현실적인 판단을 하는데, 대부분 처음, 재혼의 경우는 두세번째 경험이니 자신조차도 어떤 상대가 맞는지를 잘 모른다.
결혼하려는 모든 남녀는 10가지 조건을 갖춘 상대를 만나기를 원한다. 그들에게 이렇게 묻는다면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상대에게 몇가지 조건을 맞춰줄 수 있나?”
“나의 조건은 상대가 원하는 10가지 중에 몇가지에 해당될까?”
원하는 이성을 찾기 위해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했는데, “회비를 많이 내면 원하는 이성을 소개한다”고 상담하는 회사가 있다면 당장 돌아서서 나오라고 말하겠다.
회비를 많이 낼수록 이성에 대한 기대치는 더욱 높아진다. 하지만 남녀 만남은 상호적이다. 내가 원해도 상대가 나를 원하지 않으면 만남은 이뤄지지 않는다. 소개는 100명, 200명 받을 수 있겠지만, 나 역시 일정한 조건을 갖추지 않는 한 만남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헤어질 것을 예상하고 결혼하는 사람은 없다. 행복한 삶을 원하고, 그런 결혼생활을 할 수 있는 상대를 찾는다. 하지만 만나기 전에는 미뤄 짐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직업을 따지고, 학벌을 따지고, 부모의 사회적 지위를 따진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신이 부여한 잠재력, 성장가능성이 있고, 성공과 실패는 늘 공존한다. 미래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지 못하고, 현실적인 조건을 먼저 본다는 것이 배우자 만남의 한계다.
10가지 조건을 다 갖춘 상대를 원하는 사람들은 역으로 자신에게 ‘나는 어떤 상대인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좋은 만남에 이르는 영감을 얻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