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치열한 결혼현장에서 얼마나 많은 사연들과 드라마틱한 일들을 경험했겠는가.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58세 신랑과 19세 신부가 결혼한다는 외신을 접하고 나이 차이 나는 결혼을 한 여성이 생각났다.
잘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인데, 내가 주선한 그 결혼에 대해 잘한 것인지, 아닌지 평생의 물음표가 될 것 같다.
미국에 거주하는 60세 남성이 있다. 미국에서 사업으로 크게 성공한 그는 결혼해서 4대 독자 외아들을 낳았는데, 불의의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고 말았다. 이후 부인과 이혼한 그는 실의에 빠져 살다가 다시 가정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2세를 낳을 수 있는 연령대 여성을 만나기를 원했고, 만일 결혼이 성사되면 상대 여성과 가족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겠다는 조건도 제시했다.
출산이 가능한 나이는 30대인데, 그렇다면 나이 차이가 25~30살 차이는 날텐데, 그런 만남이 가능할까를 생각했다. 그러다가 남성의 인품이 좋고, 큰 성취를 이뤘으니 도전해볼만하다는 판단이 섰다.
이 남성과 만날 수 있는 여성들을 떠올리다가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다. 몇 년 전 제주도에 갔을 때 여성 몇 명이 나를 알아보고 인사를 하길래 함께 사진도 찍고 연락처를 교환한 적이 있었다.
그 후 1년쯤 지나서 그 중 한 여성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멘토식으로 상담을 해주면서 가끔 통화를 하고 있었다.
당시 그녀는 가정형편도 어렵고, 다니던 직장도 그만둔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호소했다.
그녀는 결혼을 통해 삶의 돌파구를 만들어보겠다는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는데, 현실적으로 그녀가 한국에서 그런 기회를 갖기는 힘들었다. 그렇게 고민만 하면서 시간은 자꾸 흘러가고 있었는데, 그렇다고 그녀가 몇 년 새에 성취를 이뤄서 결혼할 가능성도 적었다.
여성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싶어 과연 그녀가 이룰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일까, 어떤 배우자를 만날 수 있을까를 생각하던 차에 남성의 연락을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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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만남도 가능하지 않을까 해서 조심스럽게 얘기를 했더니 여성이 의외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실을 극복하고 싶은 강한 의지가 30살 나이차이에 대한 망설임을 넘어선 것이다.
두 사람을 서로에게 소개했고, 미국과 한국에 거주하는 까닭에 전화와 메일을 주고 받다가 여성이 미국에 가서 남성을 만나고, 남성이 한국에 오고, 그렇게 몇 달 후에 결혼을 했다.
이후 얼마간은 잘 산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 후 몇 년이 지났다. 지금도 가끔 소식이 궁금하고, 연락을 해볼 수도 있지만, 알 수 없는 두려움과 미안함이 있어 선뜻 하지 못하고 있다.
두 사람은 서로 원하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관계였고, 그래서 나이 차이를 초월한 결혼을 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식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내가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한 것이 세월이 지나서 어떤 평가를 받을까 하는 고민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