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이웅진이 들려주는 미국 싱글남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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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도 더 된 일이다. 미국에서 가입한 회원 중에 이혼녀가 있었다. 여성은 인상도 좋고, 착하고, 똑똑한, 한마디로 버릴 게 없는 괜찮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딱 한가지 이유 때문에 번번히 소개가 안되는 상황이었다. 그녀가 딸 셋을 양육 중이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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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1명도 재혼하기에 어려운 조건인데, 자녀가 셋이나 됐으니 만남조차 이뤄지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여성이 생활력이 강하고, 수완이 있어서 무슨 일이든 잘해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어필했고, 드디어 두 남성과 만남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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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1은 키도 작고, 작은 편의점을 운영하는 평범한 사람이었는데, 결혼 경력이 없는 싱글이었다. 남성2는 이혼남으로 키도 큰 편이고, 일정한 수입이 있어 남성1보다는 경제적으로 조금 더 안정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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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모두 원하는 이성상이 있었지만, 조건이 평범한 남성들이 외모가 좋거나 나이차이가 나는 여성을 만나기는 어려웠다. 이상을 쫓기보다는 생활력 강하고, 능력있는 여성을 만나 함께 발전하는 현실적인 선택을 하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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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남성1과 결혼했다. 그리고 긴 세월이 흘렀고, 얼마 전 그녀와 연락이 닿았다. 내가 미국에 있는 것을 알고, 센터로 전화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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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예약을 한 장소는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10여년 전의 인연으로 식사 한끼 하기에는 다소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여기로 초대한 이유가 있겠거니 생각했다. 물론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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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등장은 화려하고 놀라웠다. 10만 달러가 넘는 고급 승용차를 타고 왔고, 시간이 거꾸로 흐른 듯 10년 전보다 더 젊어진 모습이었다. 내심 ‘부부가 합심해서 열심히 일해 성공했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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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하시는 사업은요? 잘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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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식당을 하는데, 그럭저럭 먹고 살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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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식당을 하는데, 이런 고급차를 몰고 다니나?’ 이렇게 나의 의문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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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아 보이세요. 이제 완전히 자리잡고 성공하셨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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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딸들 잘 둔 덕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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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를 들어보니 딸 셋이 다 잘 자라서 잘 지내고 있었다. 큰 딸과 둘째 딸은 모두 명문대를 나왔고, 각각 의사와 대기업 연구원과 결혼했다. 싱글인 막내딸은 예술사업을 하는데, 크게 성공했다. 막내딸이 부모의 집도 사주고, 차도 사주고, 새 아버지의 식당도 차려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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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사이에는 아들이 하나 있는데, 늦둥이 크는 걸 보는 행복도 크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이들 부부에게 자식들은 보물 같은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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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명의 남성들은 여성의 인상이 좋아서 대시했다가 딸 셋 있다는 소리에 식겁하고 물러섰고, 이 남성만 여성을 선택했다. 남성은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해서 로또에 당첨된 것에 맞먹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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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를 잘 만나는 것도 인생에서 큰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지극히 평범하게 살 수도 있었던 남성은 현실적인 선택을 해서 매우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여성 또한 조건은 그다지 좋지 않아도 성실하고 가정적인 남성을 만나 안정된 가정을 갖게 됐고, 그 보살핌 속에 자녀들도 잘 자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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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아들이 집안을 일으켰지만 이제는 딸, 아들 구별도 없어진데다가 딸들이 부모의 듬직한 보호자가 되는 세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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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딸에 대해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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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하느라 워낙 바빠서 결혼 생각은 없는 것 같아요. 언니들처럼 결혼해서 잘 살면 좋겠지만, 그게 뭐 부모 마음대로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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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있고, 잘 나가는 아내 서포트하는 트로피 남편들도 많아요. 따님도 그런 남성을 만나면 잘 맞겠어요.”
“그런 남자 만나기가 어디 쉽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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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결혼은 부모의 마지막 인생 숙제다. 자기 분야의 탑으로 우뚝 선 자랑스러운 딸이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행복도 알게 해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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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싱글로 살았다면 이런 행운과 행복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인생 역전은 고급 레스토랑에 나를 앉혀놓고 실컷 자랑할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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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ceo@tou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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