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웅진의 '화려한 싱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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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3법(주택임대차보호법)이 7월30일 국회를 통과했다.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돼 모두 월세를 내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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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내용을 속속들이 아는 것도 아니고, 치열한 논쟁 속에서 어느 쪽이 옳은지도 잘 모른다. 하지만 월세 시대의 도래가 한국 결혼문화에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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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결혼은 자식의 결혼비용을 대는 부모의 공이 컸다. 2019년 조사한 결혼비용을 보니 평균 2억3000여만원이었다. “억!”소리가 두 번 나고도 남는다. 그 중에 신혼집 자금이 1억7000여만원으로 결혼비용의 74%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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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019년 기준 평균 결혼연령은 남성이 33.37세, 여성이 30.59세다. 이 연령대에 어떻게 1억7000만원이 넘는 집을 마련할 수 있나. 부모의 도움이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퇴직금으로 결혼하려고 미리 직장을 그만두거나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자녀의 결혼자금을 대는 부모들이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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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지인 중 한명은 50평대 아파트를 줄여 딸을 결혼시키고, 평수를 줄인 아파트로 담보대출 받아 아들을 결혼시켰다. 이 시대 부모들은 다 그렇다. 그래서 노후 대책이 없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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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월세 시대가 오면 상황이 확 달라진다. 부모는 더 이상 자녀에게 결혼비용을 물려줄 수 없는 세상이 된다. 미국을 보면 알 수 있다. 미국은 우리처럼 전세가 없고, 집을 사려면 한꺼번에 돈을 내거나 수십년에 걸쳐 집값을 나눠서 낸다. 아니면 그냥 월세를 내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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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차 1년에 몇 개월씩 미국에서 지내는데, 거기서 일관성 있게 듣는 얘기는 “평생 1억을 못 모은다”는 것이다. 수입의 상당 부분을 주택 렌트 비용으로 내고, 남은 돈으로 생활을 해야 하니 저축할 여유가 없는 게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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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상황이 어찌 보면 우리의 미래다. 돈을 모으지 못하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이제 그야말로 각개 전투, 각자 도생, 즉, 각자 자기 살 길을 찾고 스스로의 삶을 책임져야 한다. 자식은 부모의 노후 보험이 될 수 없고, 부모는 자식의 스폰서가 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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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인 비혼 증가로 결혼이 줄어드는데다가 이제 부모의 도움을 받기 어려워지면 결혼은 더욱 줄어들 것이다. 한 해 결혼건수는 2011년 32만9000건을 정점으로 계속 줄어들어 2019년에는 23만9000건이 됐다. 결혼제도의 수명이 더 빨리 단축될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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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월세가 일반화되면 결혼은 쉬워질 수 있다. 오늘날 결혼을 가로막는 이유 중 하나는 폭등하다시피 하는 주택자금을 마련하지 못해서다. 그런데 월세가 되면 큰돈이 안 들어가니 결혼비용 부담이 많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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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이 결혼 안 하는 사회, 저출산 사회로 가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아직은 잘 모르지만, 가정 안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던 시대에서 국가에 많은 부분을 맡겨야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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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결혼문화에 있어서 큰 변화의 시기다. 위기이면서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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