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란 "죽을 때 옆에 있어줄 한 사람을 만나는 일"
이후에 그 건물을 팔고, 다른 건물을 사고, 관리 잘해서 팔고, 그러는 동안에 결혼도 하고, 한동안은 잘살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가정불화가 생기고, 이혼을 하고, 재혼을 하고, 다시 이혼을 하면서 그의 인생은 점점 내리막길로 향했다.
상실감과 외로움을 달래려고 유흥에 빠져들었다.
수백만달러 재산이 생긴 게 본인에게는 횡재나 다름없는 일이었고, 그래서 그런 행운을 쉽게 생각했던 모양이다.
돈이 빠져나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돈 많은 이혼남에게 주변의 유혹이 이어졌고, 그것을 자제할만한 이유가 없었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니 거의 빈털터리가 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어서 그런지 그의 얼굴이 까칠해 보였다. 특히 표정이 어두웠다.
표정은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잘 말해준다. 그동안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 알게 모르게 표정이 바뀐 것이다.
“선생님을 보니 다른 건 몰라도 표정이 너무 어둡습니다. 그런 표정으로는 백명을 만나도 다 실패합니다.”
“그 말은 표정만 밝아지면 내가 재혼할 수는 있다는 겁니까?”
“물론 다른 부분도 중요하죠.
하지만 표정이 제일 먼저 보이는 거고, 그래서 일단
만남이 이뤄지려면 표정관리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그리고요. 제가 나이는 많지 않지만, 많은 사람을 보니
크건 작건 인생에 기본은 있더라고요.
중요한 건 그것을 극복하느냐, 못하느냐죠.
그래도 선생님은 건강하시잖아요.
일적인 부분도 경험이 많으시고,
마음만 먹으면 기회를 만드실 수 있다는 거죠.
그건 선생님이 하실 몫이고요.”
그에게 표정을 갖는다는 건 희망을 갖는 것이고, 의욕을 갖는 것이다.
사실 그는 재혼상대로는 자격 미달이다. 여성들에게 중요한 건 경제력이다.
같이 고생하려고 기껏 재혼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어쩌면 인생의 반전을 꿈꾸며 재혼을 하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에게 더는 드라마 같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에게 최선은 평범한 여성을 만나 소박하게 사는 것이다. 그마저도 지금 상황에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심지어 그는 지금 회비를 낼 여유도 없다. 하지만 나는 그의 재혼상대를 찾아보려고 노력할 것이다.
2번 이혼했으면 대부분은 더는 재혼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재혼을 하려고 마음먹은 그를 보며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누군가와 함께 하려는 것은
인간의 본질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젊은 시절 한번은 독신을 꿈꿀 수는 있다.
하지만 인생에는 봄, 여름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가을, 겨울도 어김없이 온다는 것을 안다면
섣불리 혼자 살 생각을 할 수 없다. 결혼이든, 동거든, 교제이든, 어떤 식으로건 우리는 이성과 끊임없이 관계를 맺는다.
이런 관계 맺음이야말로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다. 이 칼럼을 통해 그동안 별의별 사연을 소개했는데, 인생을 함께할 누군가를 만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라는 한마디로 귀결된다. 누군가가 나에게 결혼이 뭐냐고 묻는다면 “죽을 때 옆에 있어줄 한 사람을 만나는 일”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는 그 한 사람이 꼭 필요하다. 그것이 내가 60세 2번 이혼한 남성에게 3번째 재혼상대를 찾아주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