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한탄은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초등학교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후
명문고, 명문의대를 졸업했고,
신경외과 fellow로 자리도 잡았다.
30대 초반까지는 그야말로 탄탄대로였다.
하지만 결혼을 결심한 후부터는
힘든 시간을 겪고 있다.
그가 거주하는 미국 남서부는
히스패닉이 대다수인 곳이다.
신체발달이 아시안 여성보다 워낙 월등해서
8등신에 글래머러스한 여성들이 많은 것이다.
그런 환경에 익숙하다 보니
성인이 된 후에는 주로 멕시칸 여성들이랑
데이트를 했다.
“그 나이에 결혼 생각하고 연애를 하나요?
주변에 한국계는 드물었고,
딱히 한국계를 만나야겠다는 생각도 안했고요.”
그의 말에 따르면
멕시칸이나 라틴계는 가족 중심, 자식교육을 엄하게 지키는 등
동양문화권이랑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인종은 달라도
정서적인 면에서 동질감을 느꼈다.
“근데.. 깊은 부분에서는 전혀 다르더라고요.
질투심이 장난이 아니고요. 또 거칠다고 하나,
와일드한 면도 있고요.
몇 번 호되게 연애 실패를 하고 보니
한국계 여성을 만나고 싶어졌습니다.”
그가 한국계 여성을 만나고 싶어하는 이유는
대화가 잘 통하는 것도 있지만,
애교스럽고, 정이 많고,
이해심이 많아서 잘못을 해도 감싸준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지역적으로 한국계가 적어서
거의 만날 기회가 없었고,
간혹 지인의 소개로 장거리 미팅도 해봤지만,
오고 가다가 서로 지쳐서 흐지부지되기도 했다.
그래서 결국 나에게 의뢰가 온 것이다.
“타지역 거주여성과 만나보셔서 아시겠지만,
장거리는 만나는 과정도 힘들지만,
각자의 기반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맞추는 문제가 생깁니다.
결국 누가 거주지를 옮기느냐,
결혼해서도 떨어져 사느냐,
선택하게 될 수도 있는 거죠.”
그래서 미국 회원풀에서 맞는 여성을 찾는 동시에
한국에서 미국에 거주할 의사가 있는 여성도 찾기로 했다.
한국계가 적은 지역적인 특성은
낯선 미국에서 살게 되는 여성 입장에서는
망설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어렵게 미국 거주 의사가 확실하고
영어도 어느 정도 되는 여성을 찾았고,
남성이 휴가를 얻어 한국에서 만남을 가졌다.
마음이 흡족하지는 않지만,
힘들게 얻은 기회이기 때문에
몇 번 더 만나면서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덧붙인 말.
“그분과 얘기를 하다가 느낀 건데요.
한국 여성들이 혹시 외국 사는 남성들에 대해서
오해를 하고 있지 않나 싶어요.
성에 자유롭다거나 정이 없다거나
영어를 못하면 힘들게 하지 않을까..
그런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람마다 다르죠.
그건 한국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성격이 따뜻한 사람도 있고, 찬 사람도 있잖아요.
미국 살면 다 그렇다,
그건 정말 아니거든요.”
그 남성이야말로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그런 선입견을
깨줄 수 있는 사람이다.
성실하고,
한 여성을 진심으로 사랑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
그의 앞날을 축복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