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경제력 상관 없고 석사 이상 학력에 의지 강하다면 OK!
<1편에서 계속>
“성격은요?”
“뭐 특별한 성격이 있나요. 살면서 서로 맞는 성격이면 되죠. 굳이 얘길 한다면 거칠지 않고, 온건하고 차분하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도 외동딸 사윗감인데…. 너무 안 따지시는 거 아닌가요? 다 좋다, 다 괜찮다, 이런 분들이 더 무섭습니다.”
“저도 그런 게 있긴 있죠. 딸아이가 나이가 많긴 하지만, 초혼이니까…. 물론 초혼이어야 하고요. 학벌은 좀 중요해요. 석사 이상으로 찾아주세요.”
역시 딸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무엇인지 어머니는 잘 알고 있었다.
학벌이라는 말로 다소 두루뭉술하게 설명했지만,
어머니는 대화가 통하는 남성을 원했던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나도 열렬히 공감한다.
“직업은요?”
“특정 직업이 그 사람을 설명해주는 것도 아닌데, 큰 의미가 있을까요?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는 성실한 사람이면 되죠.”
나이도 상관없다, 경제력도 안 본다, 남성에게 가능성이 있다면 공부건, 사업이건, 밀어줄 의향이 있다.
계속되는 어머니의 말에 사실 난 많이 놀라고 있었다.
이들 부부 정도라면 따질 거 따져서 최고의 사윗감을 고를 수 있는데, 사윗감의 조건이 너무 평범하니까 말이다.
“솔직하신 분이니 어머니 말씀을 있는 그대로 믿겠습니다.
말씀을 종합해보자면 지성과 교양을 갖춘 사윗감을 찾고 계시지 않나 싶은데, 제 생각이 맞는지요?”
“그렇게 특정하지는 않았는데, 듣고 보니 그런 것 같네요.
사실 저희가 보통 이상으로 많이 배웠잖아요. 그렇다 보니 주변에서 지레 부담을 갖는 것 같아요.
아무리 우리는 평범하다고 말해도 겸손한 척한다는 말이나 듣더라고요.
그래서 차라리 많이 배운 사람이면 어떨까 한 거예요.”
“저는 어머니께서 하도 조건을 안 따지셔서 혹시 따님에게 어떤 결함이 있나, 생각마저 했습니다. 제가 한 가지 덧붙여서요. 준수하고 건강한 남성을 찾아보겠습니다. 두 분의 사회적 성취에 비하면 너무 아쉬워서 그렇습니다.”
어머니는 잘생긴 사윗감 얻겠다며 기뻐했다.
이로써 한국과 미국에 걸쳐서 사윗감을 찾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남자 신데렐라라고 할까. 한국 남성들도 건강관리 잘하고,
기본 학벌과 직업이 있다면 기회가 있는 것이다.
이분들을 보면서 우리가 아는 부자 중에 이렇게 담백하고 소박한 분들이 있나, 싶었다. 그렇지 않나. 한국이라면 좀 있다 싶으면 사자를 찾고, 아파트 평수가 어떻고, 예물이 어떻고, 하니까 그렇다. 가난한 사람이건, 백만장자이건, 자식 사랑에 무슨 차이가 있을까. 자식 행복을 위해서라면 내가 가진 것을 다 버려도 아깝지 않은 게 부모 마음이다. 자식에 대해서 부모는 약자일 수밖에 없다.
주위의 부러움을 사며 성공 가도를 달려온 부부가 이제는 자식들이 짝을 만나 결혼하는 소소한 행복을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게 인생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본 분들 앞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어려울 수도 있는 과제를 줬다. 두 분, 그리고 딸까지 이 가족들의 노력이 소중한 결실을 볼 수 있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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