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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진의 만남과 결혼] 연봉 2억 40세 앞둔 남자가 20대 중반 외모 뛰어난 여자만 찾는 이유는
sunwoo | 조회 6,747 | 05.02.2017



 
젊은 시절 미인을 만났던 그는 아직도 그 순간에 머물러 있었다.

30대 후반의 그는 연봉 2억 이상을 받는 전문직 종사자이고, 180이 넘는 훤칠한 키에 세련된 스타일, 인상도 준수한 편이다. 그런데 마흔을 목전에 두고도 아직 미혼이었다. 내가 그를 만났을 때는 이미 여러 결혼정보회사를 전전하며 200번 넘게 맞선을 본 후였다. 조건은 완벽했다. 그럼에도 본인 말대로 하면 “마음에 쏙 드는 사람”을 만나지 못한 데는 물론 이유가 있었다.

연봉 2억 40세 앞둔 男,

20대 중반 외모 뛰어난 여자만 찾아

그가 원하는 여성은 나이가 20대 중반, 외모가 뛰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 2가지만 갖추면 나머지는 상관없다고 했다. 집안도, 학벌도 안보고, 직업은 말할 필요도 없고, 결혼할 때 혼수도 필요없다는 것이다.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것도 쉽지 않은 조화거든요. ”
“그러니까 대표님께 청을 넣었죠. 나이와 외모, 딱 2가지인데요.”
“워낙 뛰어난 조건을 원하시니 매칭범위가 제한적이라 쉽지 않습니다. 여튼 한번 해보죠.”


 
25~28세의 외모가 뛰어난 여성들을 수십명 찾았는데, 그중 일부는 남성의 나이가 많다고 거절했고, 또 일부는 남성이 거절했고, 서로 호감 있다고 한 몇 케이스는 만남이 이뤄졌다. 하지만 남성은 대부분 자신이 생각한 외모가 아니라고 했다. 이런 상황이 서너번 반복되었다. 실제 만남은 10여건에 불과했지만, 매칭은 수백건이 이뤄진 것이다. 소개가 난항에 부딪히자 다시 그를 만났다.

“꼭 여성 나이가 20대 중반이어야 합니까? 12~13살 차이가 나는 건데, 00님의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그 나이 때 여성이 30대 후반 남성을 만나는 건 일단은 부담스럽거든요. 나이를 좀 올리면 어떨까요? 좀 더 현실적으로.”
그러자 그는 말없이 사진 한 장을 꺼내 내게 보여주었다. 젊은 여성의 사진이었는데, 한번 보면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미인이었다.
“이런 여자 찾아주세요.”

20대 때 사귀었던 여자 못잊어…

그런 여자만 찾는 묘한 징크스

그는 20대 중반에 동갑내기 여성을 사귄 적이 있다고 한다. 그의 부모님은 자수성가하신 분들이라서 부유했지만, 검소했다. 여성도 유복한 가정환경에서 여유있게 자랐다. 그녀는 상냥하고 명랑했지만, 지나치게 사치스러웠고, 그래서 부모님은 그녀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녀와 결혼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처럼 아들이 뒷감당하느라 평생 고생한다는 것이었다. 부모님 반대가 너무 완강했고, 그는 그녀와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후 많은 여성들을 만났지만, 그녀만큼 예쁘고 자신을 매료시킨 여성은 만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뤄지지 않은 사랑이라서 더 애달픈 거예요. 현실을 생각해보세요. 그분 비슷한 사람을 만난다고 해도 그분은 아니잖아요. 껍데기뿐인 거죠. 그런 만남이 얼마나 가겠어요?”
“그렇더라도 노력은 해볼라고요. 어딘가에 있을 것 같아요. 제가 포기가 안되는 걸요. 아직은요.”

그녀와 헤어진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 그의 기억은 한 여성의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순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생각이 비현실적인 것은 맞다. 하지만 사랑에 빠져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감동받은 순간이 있고, 그것이 인생을 지배하기도 한다는 것을 난 이해한다. 그녀와 비슷한 여성이 결코 그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그가 깨닫는 순간이 언젠가는 올 것이다. 지금 내가 그를 위해 할 일은 그 순간을 앞당기는 것이 아니라 당분간은 그의 감동을 찾아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에 그의 진짜 사랑을 찾아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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