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대로 생각하다간 마음 먹은대로 안풀린다.
“좋을 대로 생각하세요.” 가끔 드라마 같은 데서 이런 대사를 듣는 상황은 대개 비슷하다.
상대의 생각에는 관심이 없다, 될 대로 되라, 이런 경우다.
남녀관계에서도 좋을 대로 생각하기. 혹은 마음대로 생각하기는 백해무익이다.
30대 초반의 J씨는 만난 지 2개월 남짓 되는 썸남의 심리가 궁금하다.
예를 들어 이런 거다. “연락은 매일 한번씩 꼭 해주고, 만나는 약속도 잘한다.
그런데 카톡을 보내면 일부러 안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밀당하자는 걸까?”
사실 카톡 같은 메신저를 귀찮아하는 남자들도 많다. 확인이 힘든 상황에서는 매신저를 확인하면 답변을 해야 하므로
확인을 안하는 경우도 있다. 상대방에게는 메시지를 즉각즉각 확인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 텐데 마음대로 추측한다.
잘 만나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보다는 답이 늦는 이유를 솔직하게 물어보면 상대의 상황도 알 수 있고,
앞으로 메시지를 보내거나 답을 기다릴 때 기분이 나빠지지 않을 것이다. 그게 두 사람 사이에 더 좋은 것이 아닐까?
30대 중반의 K씨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10층 건물로 임대업을 하고 있다.
그녀는 자기 재산 보고 접근하는 남성들이 많다면서 경계심을 갖고 있다.
앱으로 한 남성을 소개받았는데, 사진보고 마음에 들어서 연락이 되었다.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던 중 남성이 직업을 묻길래 사업 준비 중이라고 했다고 한다.
자신을 무직이라고 생각했는지 그 남성이 관심이 없어진 듯해서
“작은 건물이 있어서 임대를 주고 있다”고 했더니 태도가 급변했다는 것이다.
“돈 있는 여자 같으니까 리액션이 엄청나더라고요.” 그녀야말로 돈을 갖고 상대를 저울질하고 있다.
결혼상대를 찾으려면 연봉이나 재산을 확인하는 것은 당연하고,
경제력이 좋은 상대에게 호감이 가는 것도 당연하다. 그
런데 일부러 자기 직업을 속이고, 돈 얘기하면 속물 취급하는 게 더 비뚤어진 생각 아닌가?
만남이 많은 결혼연령대에는 한번의 인연을 가볍게 여기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 사람 아니면 다른 사람 만나면 되지, 이런 생각 같은 것 말이다. 그
래서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거나 가벼운 말 한마디, 스치는 모습만으로 상대에 대한 감정 정리를 쉽게 해버리기도 한다.
수많은 만남이 이뤄지는 결혼정보회사의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10명을 만나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나를 좋아하는 사람, 서로 좋아하는 사람, 서로 싫어하는 사람,
이 4가지 경우가 1/4의 비율로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다.
그렇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이성을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그 1/4의 확률, 즉 2-3명을 언제 만날지 모른다.
그런 상대가 첫눈에 반하는 사람일지, 만날수록 좋아지는 사람일지, 일단은 만나고, 서로 알아가면서 확실해진다.
그래서 좋은 인연을 만나려면 ‘좋을 대로 생각하기’가 아니라 ‘좋은 생각’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