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의 직장인 A씨는 얼마 전 어이없는 일을 당했다.
그는 한 여성과 매칭이 되어 서로 사진과 프로필을 확인하고 만남 약속을 했다고 한다.
서로의 인상착의를 알려준 덕분에 커피숍 입구에서 상대를 만났는데,
그 여성은 들어갈 생각도 안하고 자꾸 머뭇거리더란다.
“다른 좋은 데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녀는
“생각했던 것과는 느낌이 다르다”면서 그냥 헤어지자고 했다는 것이다.
만난지 7분 만에 상황종료. 맞선을 많이 보면서 30분 만에 끝낸 적도 있고,
바람도 맞아보고, 차이기도 해봤던 그로서도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고.
주변에서는 “그런 여자는 평생 혼자 늙을 거다.”, “어차피 안될 인연이라면 차라리 짧게 스치고 마는 게 상처가 덜하다” 등으로 위로도 했지만, 그에게는 불쾌함을 넘어서서 비참한 생각까지 들었던 경험이었다.
인스턴트식 만남이 많은 세상이다.
가볍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다.
문제는 결혼을 전제로 한 만남조차도 매너나 진지함이 결여된 경우가 많다는 데 있다.
약속장소에 먼저 나와 있다가 전화를 걸어서 상대를 확인한 다음
외모나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급한 일이 생긴 것처럼 핑계를 대서 약속을 취소하는 사람도 있다.
30대 약사인 B씨도 황당한 경험이 있다.
토요일 1시에 맞선을 봤는데, 20분 정도 얘기를 나누었을 때 남성이 시간을 확인하더니 그만 일어나자고 했다.
“장소를 옮기시게요, 아직 차도 안마셨는데..”라고 했더니
자신은 토요일에 1시, 3시, 5시에 미팅을 한다면서 이 정도면 시간이 된 것 같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해서 결혼을 해야 하나?’ 자존심이 바닥을 쳤고, 그 후유증이 한달 넘게 가면서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자신 말고도 매주 토요일마다 3명의 여성들이 그런 일을 당했다고 생각하니 새삼 더 화가 난다고도 했다.
수도권의 직장에 근무하는 남성 C씨는
서울 사는 여성을 소개받았는데, 여성이 토요일 밖에 시간이 안된다면서 서울로 올라오라고 했다고 한다.
일요일에 해외출장을 가야 해서 토요일은 쉬어야 하니
다음주에 안되냐고 하니까 그날 말고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할 수 없이 차를 몰고 서울로 오는데, 하필이면 비가 많이 와서 길이 막혔다고 한다.
문자로 사정 얘기를 했는데도 묵묵부답.
답답한 마음에 할 수 없이 곡예 운전을 해서 거의 약속장소 부근에 왔는데,
빗길에 무리를 해서인지 차가 갑자기 시동이 꺼지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에게 전화를 걸어서 상황을 얘기하니 여성 왈,
“약속시간 30분 넘기면 그냥 가겠다. 이후에 약속이 있다”는 것이다.
빗길을 뚫고 2시간이나 운전을 해서 달려온 남성으로서는 황당할 수밖에.
자기 만나러 온다고 그 고생을 했는데,
더구나 차가 고장이 났다고 하면 최소한 “안다쳤느냐?”고 묻는 게 기본이 아닌가.
더군다나 중요한 약속을 해놓고 30분 만에 끝내려고 한 것을 보면 상대에 대한 배려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그 여성의 태도에 그는 오히려 안 만난게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딱 그 타이밍에서 고장이 난 차한테 고맙더라고요.”
이런 얘기를 하자면 끝도 없다.
그만큼 무개념, 무매너의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번 생각해보라.
무심코 내가 상대에게 저지른 그 일, 언젠간 내가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좋은 사람과 결혼하고 싶지 않은 사람 없다.
그래서 맞선도 보는 것이니까.
좋은 사람 만나려면 자신이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
무례한 그들은 이해가 안갈런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