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섭 심한 남성과 집착 심한 여성을 소개했더니...
한 여성 회원의 상담요청이다.
“지금 만나는 사람이 제가 좋아하는 춤도 배우지 말라, 대학 때부터 10년간 친하게 지 내는 남자 동기와도 연락을 끊으라고 하네요. 그 친구 와이프와도 잘 지내는 사인데..”
“남자 입장에선 좋아하는 여자를 보호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으니까요.”
“춤은 그렇다 해도 친구까지..남자라면 직장 동료건, 상사건 누구도 1:1로 만나선 안된 다고 해요. 이런 사람이 나중에 의부증 되는 거 아닌가요?”
“그럼 00님이 뭘 하든 그분이 아무 상관도 안 했으면 좋겠어요?”
그녀는 그의 관심이 싫지는 않은 눈치였다.
한 여성회원은 소개할 때마다 남성들의 항의를 많이 받았다. 인상도 좋고, 직업도 좋아 처음에는 호감을 갖고 만나는데, 만남이 몇 번 진행될수록 남성들이 뒷걸음질을 치는 것이다.
수시로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낸다고 하는데, 거의 병적인 수준이라는 것이다. 다들 “예비의부증 환자 같다“고들 했다.
사실 그녀는 약혼자의 배신으로 결혼식이 파토가 났던 아픈 경험이 있다. 남자를 다시 만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잘 만나다가도 문득 문득 불안감이 든다고 했다.
“남자분이 00님한테 그렇게 전화를 해대고 그러면 어떻겠어요?”
“전 그게 더 좋아요. 저를 챙겨주고, 생각해준다는 거잖아요. 저도 그런 마음이 있거든 요.”
그녀에게 누구를 소개하면 좋을까? 이해심 많은 남성? 웬만한 것에는 눈 하나 깜빡 안 하는 강단 있는 남성? 아니다. 만났던 여성들로부터 집착이 심하다는 평가를 받는 남성이었다. 그녀와 비슷하다고 무조건 소개를 하려는 건 아니었다. 그 남성을 만난 여성들 대부분은 “결혼하면 의처증 생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내가 그를 믿게 된 것은 자기 여자가 다른 남자 만나는 거 싫어하는 만큼 그 역시도 다른 여자를 만날 일을 절대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집착이 심하다고 하지만, 스스로도 엄격하게 단속하는 사람이었다. 지나친 집착이 누군가에게는 지옥 같을 수 있지만, 그것을 관심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예비 의부증 여성이 그런 사람이었다.
이렇게 해서 집착이 심한 남녀가 만났다. 그렇게도 상대를 힘들게 하던 두 사람이라 염려스러운 부분도 있었는데, 아직은 여느 커플처럼 잘 지내고 있다. 그래도 인격적인 면이나 품성이 나쁜 사람들은 아니라서 노력하면 잘 될 것도 같다.
만남 결과가 안 좋아도 그것은 잘못 만난 것일 뿐, 그 사람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서로 안 맞는 것이지, 누가 옳고 그르다는 것으로 판단할 부분이 아니다. 남녀관계를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