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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선우 | 조회 4,716 | 03.23.2011
연애 초기엔 1분이 멀다 하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내가 무슨 옷을 입어도 예쁘다고 말했던 그였다. 하루라도 전화를 받지 않으면 다음날 아침 한잠도 못 잔 얼굴로 집 앞에 나타났고, 길을 가다가 꽃 파는 리어카를 보면 장미 한 송이를 사서 내게 바쳐야 직성이 풀리는 그였다.

하지만 오늘 그의 모습은 많이 변했다."니 다리가 뭐 잘났다고 미니스커트?", 예전에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나의 모습은 이제 핀잔으로 돌아온다. 장미꽃 한 송이 사 달라고 조르면 "쑥스럽게 꽃은 무슨?" 이라며 버티기 일쑤다.

만남이 일상이 되고, 편안한 관계가 되어가는 것일뿐

대부분의 연애는 어느 한쪽의 적극적인 구애로 시작되고 무르익는다. 여자는 남자로부터 하루에도 열두번 넘는 전화를 받고, 꽃다발과 인형 등의 선물 공세를 받게된다.

처음엔 싫다던 여자도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면 은근히 그를 좋아하게 된다. "너 없으면 나 죽을 거야."라는 남자의 말에 '나도 그럴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진다. 이렇게 남자에게 세뇌 당하다가 결국 진짜 사랑에 빠져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정신을 차려 보면 상황은 변해 있다. 전화를 거는 쪽은 오히려 여자고, 만나 주지 않는다고 투정을 부리는 쪽도 여자다. 그녀를 공주처럼 아껴 주던 그는 사라진 지 오래다.

도대체 이 남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어쩌다 상황이 이렇게 역전되었을까?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오래된 연인이 되었고, 만남이 일상이 되고, 서로에게 익숙해지면서 더 이상 떨리는 감정이 없어진 것뿐이다.

'저녁이 되면 의무감으로 전화를 하고, 관심도 없는 서로의 일과를 묻곤 하지. 가끔씩은 사랑한단 말로 서로에게 위로하겠지만, 그런 것도 예전에 가졌던 두근거림은 아니야.'

015B의 오래된 힛트곡 <아주 오래된 연인들>에 나오는 가사처럼.

연애의 환상에서 깨어나라.

예전의 그 두근거림이 없다고 사랑이 아닌가? 연애가 길어지면 가슴이 콩닥거리는 설렘은 없지만, 대신 말 안 해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믿음과 편안함이 있다. 예쁜 사랑의 언어보다는 서로 핀잔을 주는 재미에 살지만, 누구보다도 편안한 관계다. 이것이 바로 사랑의 완성이 아닐까? 하지만 여자 입장에서는 이런 연애의 역전현상이 충격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한 커플이 있었다. 사랑이 급속도로 진행되어 만난지 얼마 안되어 육체적인 관계를 맺게 되었다. 그 후 남자는 회사 일로 한 달간 미국 출장을 다녀왔고, 귀국한 후에도 일을 처리하느라 일주일 동안 연락을 못했다.

남자는 단지 바빠서 연락을 못했을 뿐인데, 여자는 생각이 달랐다. 그녀는 깊은 절망과 고민에 사로잡혔다. '남자는 한 번 잠자리를 같이한 여자에게 흥미를 잃는다고 하던데, 그래서 연락이 없는 게 아닐까?', '사랑한다던 말은 혹시 거짓이 아니었을까?'

마침내 여자는 용기를 내어 전화를 걸었다. 이런 여자의 마음을 알 리가 없는 남자는 "지금 바쁘니까 나중에 전화할게"라고 말했다. 남자는 정말 바빴다. 하지만 여자는 남자의 태도에 충격을 받고 결국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다.

연애는 즐거움이다. 인생에 몇 번 찾아올까 말까한 이 아름다운 시절을 즐기자. 연애의 역전현상은 마음의 여유가 있고, 확신이 있다면 오히려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놀리고 핀잔주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가? 언제까지나 예쁘다는 말만 듣는다면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을 수 있을까? 누가 먼저 고백하고, 누가 더 많이 사랑하고, 이런 데 연연해하면 연애는 즐거움이 아니라 게임이 된다. 가뜩이나 치열한 세상에 연애마저도 경쟁하며 할 것인가?


결혼정보회사 선우 미주총괄 부사장

1-888-888-5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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