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회원은 운명 같은 사랑을 기다리다가 어느덧 30살이 되었다고 했다. 운명적인 느낌이 들지 않아 괜찮은 사람들을 밀쳐내기만 했다는 것이다. 어디 그녀뿐이겠는가. 많은 미혼남녀들이 운명적인 사랑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이 말하는 운명적인 사랑이란 게 뭔가. 첫 눈에 반하는 것? 영화 <세렌디피티>처럼 어떻게든 만나게 되는 사랑?올해 28세의 L씨도 그 운명적인 사랑을 찾는 여성이었다. 그러다가 친지의 소개로 한 남성을 만났는데, 따뜻한 마음씨에 순수함이 느껴지는 좋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L씨는 자신이 찾던 사랑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와 헤어진 후 뒤늦게 그의 존재감을 깨닫고는 많이 후회했고, 지금은 그를 이상형으로 정해놓고 비슷한 사람을 찾고 있다.
내가 바라던 스타일이 아닌데도 마음 끌리는 게 운명
결혼을 연애의 연장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아침에 자신의 부스스한 모습을 상대에게 보여줘야 하고, 상대의 속옷과 양말을 내 것과 같이 세탁기에 넣어야 하고, 용변 본 후 냄새나는 욕실을 상대가 사용해야 하는 것이 결혼생활이란 것을 잊어버린 채 결혼상대를 선택한다.
적당하게 어깨에 각이 서고, 약간 체격이 있는 남자, 혹은 옷을 입은 뒤태가 예쁜 여자, 혹은 긴 생머리가 바람에 휘날릴 때 그 사이로 보이는 하얀 얼굴... 등등 이상형에 견주어 비교한다.
인생을 어느 정도 살고, 많은 남녀들을 만나보니 내 이상형에 꼭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이상형이 아님에도 사랑을 하는 것이 ‘운명적인 사랑’이라는 생각이 든다. 분명 내가 바라던 스타일이 아닌데도 자꾸 마음이 끌리는 것 말이다.
섣부른 결론은 좋은 사람 만날 기회 포기하는 것
“지금 생각하면 괜찮은 사람인데, 왜 그땐 몰랐을까?” 헤어짐 후에 이런 후회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기도 하고, 용기를 내어 연락을 했다가 이미 상대가 마음을 정리하는 바람에 돌아서기도 한다.
머리 속에 ‘이런 이런 사람’이라는 틀을 만들지 않고, 그냥 백지상태에서 만남을 통해 나의 이상형을 채워나간다면 누구든 운명적인 사랑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와 상대에게 딱 한번만 기회를 주지 말고, 두 번, 세 번 만나 서로를 파악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어보자. 처음부터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만일 어설픈 틀에 매여 한두번의 만남으로 결론을 내려고 한다면 괜찮은 상대를 만날 기회를 스스로 버리는 것이다.
‘좋은 사람인데, 마음이 움직이지를 않는다’는 상대가 있다면 일단 만나라. 마음먹는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노력하기에 따라 언젠가 마음도 움직이게 된다.
첫 눈에 반하고, 열정적인 사랑에 빠진 커플에게는 그 열정이 식는 일만 남는다. 하지만 첫 번째 계단에 서있는 커플은 사랑의 클라이막스를 향해 한 계단, 한 계단을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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