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부정으로 인한 이혼 중 여성의 외도도 적지 않다. 좀 더 인간적으로 접근해보면 여성들이 자기 욕구에 눈을 뜬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가정을 지키려고 한다면, 등등의 단서를 붙여 여자의 외도를 비난하기도 하지만, 남자들에게도 아이를 생각하고, 가정을 지켜야하는 책임이 있는 건 마찬가지이다.
그동안 결혼에서도 남성은 많은 권리와 지위를 보장받았다. 하지만 지난 10년 사이 우리 사회는 변화를 거듭해서 양성 평등의 기반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문제는 남성들의 인식 변화이다.
얼핏 젊은 세대일수록 양성평등적 가치관을 가졌을 것 같지만, 그들 뒤에는 사회, 교육, 제도적으로 남성 중심적 분위기에서 성장한 4, 50대 아버지들이 있다. 남성들 중에는 아직도 여성의 권리 향상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재혼팀에 가입하는 많은 이혼 남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여전히 남성은 헌신적인 아내의 역할을 기대하는 경향이 있고, 여성들의 경우 자신의 권리를 찾고자 하는 노력을 남편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현격히 다른 남녀의 생각이 어떤 타협점을 찾지 못한다면 아내의 이혼선언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여성 중심의 가정질서 개편에 대한 남성의 인식 변화가 요망된다. 가장의 특별한 권리를 뺏긴다고만 생각하면 갈수록 커지는 아내의 목소리를 당해낼 재간이 없다. 권리가 어떻고, 빼앗고, 뺏기니, 이런 발상 자체가 핵심을 비껴가는 것이다.
그보다는 가정에서의 책임을 똑같이 나누는 것, 남성이 아닌 부부 중심의 가정으로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인다면 오히려 이전보다 더 돈독한 부부관계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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