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 아래의 남자와 교제 중인 서른의 K모씨는 얼마 전 자신의 생일날 초대한 친구 커플 5쌍 중 3쌍이 동갑 아니면 여자가 나이가 많다는 것을 알고는 자신과 같은 연상녀&연하남 커플이 늘고 있다는 말을 실감했다.
최근 결혼하는 커플 열쌍 중 한쌍 이상이 연상녀&연하남 커플이라는 통계청 발표도 그렇고, 전문직 여성과 연하남 미팅에 의외로 남성 참가 희망자가 많은 것을 보더라도 남녀 나이차가 서너살이라는 전통적인 결혼의 공식이 깨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적령기를 넘긴 커리어우먼들이 많다. 흔히 여자가 많이 배우거나 출세하면 결혼의 문은 점점 좁아진다고들 한다. 사회통념상 여성은 나이, 학벌, 경제력 등 전반적인 조건이 자신보다 나은 상대와 결혼하는데, 여자가 잘날수록 그보다 더 잘난 남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 주된 이유이다.
나는 전통적인 결혼의 틀, 또 그 만남의 방식에 억지로 자신을 꿰어맞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당당하고, 더 잘나지라고 말하고 싶다. 자기 능력을 배가하여 남자신부를 맞이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시집을 가지 말고, 장가를 오게 하는 것이라고 할까?
요즘처럼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자기 관리에 관심을 쏟은 결과 20대 뺨치는 몸매를 지닌 40대 몸짱 아줌마도 있고, 나이에 대해 비교적 자유로워진 건 사실이다. 게다가 메트로 섹슈얼이니 해서 예전과는 달리 감성적인 남자들도 늘고 있어 적어도 만남과 결혼에 있어서는 남자는 강해야 하고, 여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바뀌고 있다.
요즘처럼 맞벌이가 일반화된 시대에 굳이 누가 누구를 부양하고, 누가 가장이고, 이런 식으로 부부 역할이나 가정의 체계를 규정하는 것이 무의미할는지 모르겠다. 실제로 좀 더 발전 가능성이 많은 아내를 위해 집안 살림을 맡는 주부 남편도 있고, 부부 공동의 목표 실현을 위해 출산을 미루는 등 가정이 전통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시대의 요구에 맞게 재편되고 있다.
결혼은 나이는 몇 살 차이, 연봉은 얼마 이상, 이런 공식에 맞는 상대를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어울리는 상대를 만나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능력이 뛰어나고 사회적인 성공을 꿈꾸는 여성이라면 나이가 좀 어리고, 경제력이니 학벌이 좀 낮아도 남자신부를 만나 외조를 받는 것도 괜찮은 생각이다. 단, 어떤 경우에건 남녀의 만남, 그리고 결혼은 사랑이 근간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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