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 위의 남성과 3개월째 만나고 있는 스물 아홉의 K모씨. 얼마 전 부모님께 상대를 소개시켰다가 의젓하지 못하다는 말을 들어 속상하던 차에 이번엔 남자친구가 자신을 반대하면 굳이 만날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남친의 소극적인 태도, 그리고 부모로서 할 수 있는 말에 쉽게 헤어지자고 하는 걸 보며 그녀 마음도 흔들리고 있다.
이혼이 급격히 늘면서 시댁이나 처가와의 갈등, 배우자에 대한 불성실 등 예전엔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이 이혼 사유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사유들을 파고 들어가면 K씨의 경우처럼 자식에 대한 노파심이 갈등으로 확대되고, 아침을 잘 챙겨주지 않는다거나 늦게 귀가하면 불성실한 것이고, 부모 말씀에 순종하면 마마보이가 되는 게 요즘 세태인 듯하다.
하지만 이런 세태를 그저 젊은 세대가 참을성이 없다거나 이기적인 탓이라고 단정지을 수만은 없다. 모든 인간관계는 어느 한쪽에 의해서만 이뤄지지 않는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교과서같은 말일지 모르지만, 서로에 대해 이해한다면, 최소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작은 불씨는 금방 꺼지게 된다.
나는 서로 사랑했던 두 사람이 이혼할 수밖에 없게 되는 이유는 이미 교제 기간부터 싹트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대개 연애시절의 핵심은 얼마나 서로 사랑하느냐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서로를 이해하느냐이다. 두 사람 뿐 아니라 상대의 가족에 대한, 나아가 양쪽 집안이 교제해야 한다. 그 어렵다는 사돈도 실은 서로의 자식이 부부가 된 아주 특별한 사이가 아닌가?
요즘엔 부모가 자식의 이혼을 부추기는 경우가 많다지만, 내 주변엔 “사돈의 인품으로 보아 아들을 잘못 길렀을 리가 없다. 네 잘못이 크다”며 보따리 싸들고 친정에 온 딸을 쫓아보낸 부모도 있다. 그것은 단지 딸의 이혼을 막으려는 부모의 본능이 아니라 사돈과의 교제를 통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교제 기간에는 서로에게 충실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상대의 가족과도 정을 쌓아 끈끈한 가족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그것도 남편, 아내를 통해서가 아닌 직접적인 관계말이다. 그러다 보면 ‘내 아들 집’이 아니라 ‘우리 며느리 집’이 될 것이고, 사위도 손님이 아닌 아들이 될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결혼이 당사자가 아닌 가족의 관심사인 것은 혼수니 폐백이니 하는 가족과 관련된 형식적인 절차때문이 아니라 전혀 남남이었던 두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부부로 사는 데는 가족들의 도움이 없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상대의 가족과 연애하는 것, 그것이 교제기간에 꼭 해야할 일이며, 행복한 결혼의 중요한 전제가 되는 것이다.
DISCLAIMERS: 이 글은 각 칼럼니스트가 직접 작성한 글로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작성자에게 있으며, 이 내용을 본 후 결정한 판단에 대한 책임은 게시물을 본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는 이 글에 대한 내용을 보증하지 않으며, 이 정보를 사용하여 발생하는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라디오코리아의 모든 게시물에 대해 게시자 동의없이 게시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 등의 행위는 게시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금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무단으로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하는 경우 저작재산권 침해의 이유로 법적조치를 통해 민, 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This column is written by the columnist, and the author is responsible for all its contents. The user is responsible for the judgment made after viewing the contents. Radio Korea does not endorse the contents of this article and assumes no responsibility for the consequences of using this information.
In principle, all posts in Radio Korea are prohibited from modifying, copying, distributing, and transmitting all or part of the posts without the consent of the publisher. Any modification, duplication, distribution, or transmission without prior permission can subject you to civil and criminal liability.
DISCLAIMER :
이 칼럼의 글은 해당 칼럼니스트가 직접 작성한 글로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작성자에게 있으며, 이 내용을 본 후 결정한 판단에 대한 책임은 게시물을 본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는 이 글에 대한 내용을 보증하지 않으며, 이 정보를 사용하여 발생하는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