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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의 가족과 연애하라]
선우 | 조회 4,795 | 05.06.2010
세살 위의 남성과 3개월째 만나고 있는 스물 아홉의 K모씨. 얼마 전 부모님께 상대를 소개시켰다가 의젓하지 못하다는 말을 들어 속상하던 차에 이번엔 남자친구가 자신을 반대하면 굳이 만날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남친의 소극적인 태도, 그리고 부모로서 할 수 있는 말에 쉽게 헤어지자고 하는 걸 보며 그녀 마음도 흔들리고 있다.

이혼이 급격히 늘면서 시댁이나 처가와의 갈등, 배우자에 대한 불성실 등 예전엔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이 이혼 사유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사유들을 파고 들어가면 K씨의 경우처럼 자식에 대한 노파심이 갈등으로 확대되고, 아침을 잘 챙겨주지 않는다거나 늦게 귀가하면 불성실한 것이고, 부모 말씀에 순종하면 마마보이가 되는 게 요즘 세태인 듯하다.

하지만 이런 세태를 그저 젊은 세대가 참을성이 없다거나 이기적인 탓이라고 단정지을 수만은 없다. 모든 인간관계는 어느 한쪽에 의해서만 이뤄지지 않는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교과서같은 말일지 모르지만, 서로에 대해 이해한다면, 최소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작은 불씨는 금방 꺼지게 된다.

나는 서로 사랑했던 두 사람이 이혼할 수밖에 없게 되는 이유는 이미 교제 기간부터 싹트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대개 연애시절의 핵심은 얼마나 서로 사랑하느냐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서로를 이해하느냐이다. 두 사람 뿐 아니라 상대의 가족에 대한, 나아가 양쪽 집안이 교제해야 한다. 그 어렵다는 사돈도 실은 서로의 자식이 부부가 된 아주 특별한 사이가 아닌가?

요즘엔 부모가 자식의 이혼을 부추기는 경우가 많다지만, 내 주변엔 “사돈의 인품으로 보아 아들을 잘못 길렀을 리가 없다. 네 잘못이 크다”며 보따리 싸들고 친정에 온 딸을 쫓아보낸 부모도 있다. 그것은 단지 딸의 이혼을 막으려는 부모의 본능이 아니라 사돈과의 교제를 통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교제 기간에는 서로에게 충실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상대의 가족과도 정을 쌓아 끈끈한 가족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그것도 남편, 아내를 통해서가 아닌 직접적인 관계말이다. 그러다 보면 ‘내 아들 집’이 아니라 ‘우리 며느리 집’이 될 것이고, 사위도 손님이 아닌 아들이 될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결혼이 당사자가 아닌 가족의 관심사인 것은 혼수니 폐백이니 하는 가족과 관련된 형식적인 절차때문이 아니라 전혀 남남이었던 두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부부로 사는 데는 가족들의 도움이 없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상대의 가족과 연애하는 것, 그것이 교제기간에 꼭 해야할 일이며, 행복한 결혼의 중요한 전제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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