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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이상은 있으나 환상은 없다]
선우 | 조회 5,350 | 08.05.2010
 "결혼, 더 이상 환상은 없다!"우리의 전통적인 가치 기준에서 보면 ‘제때 결혼하지 못한’ 노처녀와 ‘제대로 결혼생활 하지 못한’ 이혼녀는 좋은 대접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세상은 이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며 당당하게 살아갈 정도로 많이 달라졌다. 그만큼 노처녀도 많고, 이혼녀도 많아졌다는 것이고, 달리 얘기하면 결혼하기도 힘들고, 제대로 결혼생활 하기도 힘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현실은 남자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부모 세대에 비해 한층 자유로운 사고방식, 그리고 ‘나’의 중요성이 커지고, 여성의 경우 사회활동이 늘면서 경제력을 갖춘 노처녀, 이른바 하이미스( High miss)층도 두텁게 형성되고 있다. 이런 배경은 곧 결혼에 대한 강한 성취감과 다양한 욕구로 나타난다. 결혼정보회사가 성황을 이루는 것도 자신이 원하는 사람, 더 좋은 조건의 사람과 결혼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성향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2백번 이상 선을 본 사람도 있고, 자신의 빚을 갚아주는 것을 결혼의 조건으로 내건 여성들도 있고, 배우자의 조건을 목록으로 만들어 내놓는 사람도 있다. 이들에게 결혼은 사랑의 결합이 아니라 일종의 비즈니스인 것이다. 게다가 경제불황, 높은 이혼율, 이런 사회 환경 속에서 점점 배우자에 대한 욕구, 결혼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할까? 자신에게 맞는 이성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스타일로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한 마음자세는 갖춰야 한다.

▶결혼에 대한 이상은 갖되, 이상형은 갖지 말라◀
내가 아는 한 여성은 끔찍이도 사랑했던 첫사랑과 헤어진 후 현실적인 조건만 보고 지금의 남편과 결혼했다. 10여년 결혼생활을 하면서 남편과 갈등을 겪을 때마다 첫사랑에 대한 그리움이 간절했다. 어느 날 남편과 돈을 갖고 말다툼을 하다 남편이 바닥에 던진 돈을 허리를 굽혀 줍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만일 내 첫사랑과 결혼했어도 이런 일이 있었을까? 그랬다면 과연 견딜 수 있었을까?’

물론 아름다운 기억 속에 남아있는 첫사랑과 맺어졌어도 현실적인 문제는 있을 것이고, 할말, 못할 말 해가며 싸우기도 했을 것이다. 결혼은 환상이 아닌 현실이라는 말이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상형은 실제 결혼생활의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그야말로 관념적인 대상인 경우가 많다.

매년 봄 정례적으로 갖는 대규모 단체 미팅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이상형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는데, 결과는 대개 남자는 164cm 이상, 평균 이상의 외모, 교사같은 안정된 직업, 차녀인 중산층 출신의 여자를 선호하고, 여자는 175cm 이상, 전문직에 종사하는 장남이 아닌 남자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미팅을 통해 좋은 점수를 얻는 남녀는 이상형과는 조금 다르다. 즉 남자는 평범한 샐러리맨의 외모, 상대를 좋은 매너와 세심한 배려로 대하는 사람, 여자는 기분좋은 외모에 지적인 분위기를 가진 사람이 인기가 좋았다. 만남을 통해 얻은 ‘좋은 상대’에 대한 생각은 얼굴이 예쁜 여자, 돈 많이 버는 남자가 아닌 고운 마음, 상대에 대한 배려심이 있는 사람인 것이다.

▶첫 인상의 함정에 빠지지 마라◀
누구나 한번쯤은 첫눈에 반하는 사랑에 빠지고 싶어한다. 하지만 한번만 생각해보자. 첫눈에 반한다는 것은 호감을 느낀다거나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것과는 다르다. 호감은 목소리, 인상 등에서 골고루 얻을 수 있는 감정이고, 깊은 인상은 개성 강한 외모, 생각이나 가치관에서 느끼기도 한다. 이 두 가지 감정 모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려야 느껴지는 것이다.

반면 첫눈에 반하는 것은 정말 ‘찰나’의 순간에 벌어지는 일이다. 말 그대로 처음 보는 순간 가슴이 쿵 내려앉는 것, 100% 외모에 집중된 감정이다. 하지만 만남이 거듭되다 보면 아무리 잘생기고 아름다운 얼굴이라고 해도 평범해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특히 남자 회원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어떤 여자든 네 번 이상 만날 때까지 그녀의 얼굴을 믿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비슷한 환경, 비슷한 정서를 가진 사람을 만나라◀
홀어머니에 장남인 서른의 남자가 있었다. 집안의 가장역할을 하다 보니 늘 돈에 굶주려 있었고, 그래서 무조건 돈 많은 여자를 소개해달라고 요구했다. 다행히 준수한 외모에 실력도 있던 그는 부유한 집안의 외동딸과 결혼했다. 남자는 여자의 경제력에, 여자는 남자의 외모에 끌린 것이다.

2년쯤 지나 만난 그는 아내와 사는 일이 무의미하다며 외도할 궁리만 하고 있었다. 애초에 사랑이 없었던 데다가 자라온 환경이 너무 달라 매사에 티격태격한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보상심리에서 결혼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는 사례였다.

최근 이혼율이 급증하면서 이혼공화국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까지 얻었지만, 이혼자들의 경험을 통해 역으로 행복한 결혼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재혼 희망 회원과 재혼커플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우선 이전 배우자와 어떻게 만났냐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연애결혼 59%, 중매결혼 41%으로 나타났다. 예상외로 큰 차이 없이 나타난 수치는 연애, 중매의 구분을 떠나 상대에 대한 정보, 가정환경 등 많은 것을 알수록 갈등의 요소가 적다는 것을 반증한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나는 질문에 68%가 만남이라고 대답했는데, 결국 정확한 판단과 분명한 가치관을 갖고 상대를 선택해야 한다는 만남의 문제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결국 상대에 대한 배려가 정답◀
이혼한 경우 중에는 너무 짧은 교제기간, 비정상적인 만남, 양가의 문화적 차이와 당사자의 학력 등 조건의 차이가 심한 경우, 상대의 과거를 알고 결혼한 경우가 많았다.
‘결혼 전에는 두 눈을 뜨고 결혼 후에는 한 눈만 뜨라’는 외국 속담이 있다. 하지만 ‘결혼 후에는 두 눈을 더욱 크게 뜨고’ 상대를 배려하라고 말하고 싶다.
가까이서 보면 영웅은 없고, 함께 살다 보면 미녀는 없다. 천하의 영웅도, 절색의 미녀도 부부로 살다 보면 그저 평범한 사람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부부의 공통점은 결혼 후에 더욱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자기 발전을 끊임없이 추구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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