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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의 전성시대 끝나나?]
선우 | 조회 6,798 | 04.05.2010
사위가 오면 장모는 제일 실하고 알을 잘 낳는 귀한 씨암탉을 상에 올릴 정도로 우리 사회에서 사위는 대접받는 존재였다. 하지만 사위의 전성시대도 끝이 나는지, 요즘에는 사위와 처가의 갈등이 늘고 있다.

무남독녀인 K모씨는 두 살 위인 남편과 연애결혼을 했는데, 친정 부모는 딸에 대한 기대가 컸던 나머지 사위가 평범한 회사원에, 전셋집에서 신혼을 시작한다고 불만이 많았다. K모씨는 부모와 남편을 가깝게 하기 위해 겨울 여행을 제안했다. 갑작스런 기상악화 길을 잃었는데, 사위가 침착하게 길을 찾아 무사히 내려올 수 있었다. 사위의 믿음직스런 모습을 본 부모는 큰 아들처럼 믿고 의지하게 되었다.

서양에서는 사위와 특히 장모(mother-in-law) 사이가 별로 안좋은데, 이는 일찌감치 여권이 형성, 여성의 자기 주장이 강한 문화적 특성이 그 배경이다. 우리의 경우도 같은 맥락에서 비롯된 부분도 있지만, 딸과 친정의 밀접한 관계도 중요한 이유가 된다.

예전처럼 딸을 ‘출가외인’으로 생각하지 않는데다가 사회활동을 하는 여성이 늘면서 살림과 육아 등에 많은 도움을 주는 친정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서양처럼 장모와 사위의 갈등, 이른바 역고부 갈등도 많아지고, 이로 인해 이혼하는 가정도 생기고 있다.

처가사위 갈등의 유형을 보면 사위의 경제적인 무능력이 43.5%로 가장 많고, 사위가 처갓집에 무관심할 때가 15.3%, 그 외에 육아를 장모가 맡아주기를 원할 때, 처가에서 자기 딸만 소중히 여길 때, 다른 사위와 비교할 때가 뒤를 잇고 있다.

처가와 사위 관계도 여느 인간관계와 다르지 않다.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공들인 만큼 그 친밀도가 더해지는 것이다. K모씨처럼 막연한 선입견과 오해의 벽을 깨고 서로의 진실한 모습을 보는 기회를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고부 갈등에서 남편의 역할이 중요하듯 처가 사위 갈등에서는 아내가 균형을 잡아야 한다. 실제로 갈등을 해결한 가정의 경험을 들어보면 아내가 부부 사이의 일을 친정에 얘기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고(15.3%), 사위가 장인, 장모를 친부모처럼 생각하고, 처가 또한 사위를 자식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결국 결혼으로 처가든, 시댁이든 간에 부모를 더 두게 되고, 며느리건 사위이건 자식을 하나 더 둔다는 생각으로 ‘진짜’ 한가족이 되어야 비로소 건강한 한 가정이 태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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