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한명을 양육하고 있는 이혼녀 L씨. 최근 역시 아이 하나를 둔 남자와 재혼했다. 현재 남편은 성격이나 외모는 물론 재력도 있어 그녀 스스로도 운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L씨와 같이 자녀가 있는 이혼녀는 결혼정보회사 가입 자체가 어려웠다. 비슷한 조건의 이혼남조차도 각자 데리고 온 자녀들로 인해 문제가 생긴다는 이유로 만남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자녀둔 남녀 만남 늘어 재혼팀 회원 상담 사례를 통해 보면 5년 전만 해도 자신은 아이가 있음에도 아이가 없는 재혼상대를 원하는 남자가 10명 중 9명으로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자녀가 있는 여자와도 재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10명 중 4명 정도로 늘었다. 이 수치대로라면 재혼의 가장 큰 문제 하나가 해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재혼 가정에서 자녀문제가 큰 변수로 작용한다. 이런 현실에서 이제는 뭔가 합리적인 대안의 필요한데, 많은 이혼자들 사이에 재혼시 자녀가 있는 배우자를 만나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혼자 아이를 양육했던 공통의 경험이 두 사람을 정서적으로 더욱 굳게 결속시키며 다시는 자녀들에게 가정 해체의 아픔을 겪게 하지 않으려는 책임감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자녀가 없는 사람과 재혼하면 어느 한쪽의 아이만을 양육하는 일방적인 상황이 결국은 갈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고, 자녀가 없는 쪽은 가정에 대한 애착이 덜하여 마음이 변하면 쉽게 떠날 수도 있다. 또 상대의 아이가 없으니 단출하게 가정을 꾸밀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왜 아이가 없을까, 혹시 신체적·정서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이런 점들은 꼭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자녀가 있는 사람들끼리의 재혼은 오히려 검증과정이 훨씬 투명하고, 서로 잘만 합의하면 어느 가정 못지않게 행복할 수 있다.
이혼사유 확실히 점검해야 재혼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는 자녀 문제가 오히려 재혼의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는 인식의 변화는 환영할 만하다. 때문에 재혼에 대해 좀 더 세심하게 준비한다면 남부럽지 않게 행복한 가정을 가질 수 있다. 무엇보다도 재혼의 주체는 자신이어야 한다. 물론 자녀를 위해서, 경제적인 안정 때문에 재혼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은 참으로 무모하고, 또 많은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재혼은 결코 현실적인 어려움으로부터 도피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되며, 사랑의 선택이어야 한다.
그리고 재혼 상대와 그 주변에 대해 확실하게 알아봐야 한다. 양육권과 양육비, 심지어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아이가 겪은 상처가 어느 정도인지 세세하게 살펴야 한다. 상대의 신용상태와 이혼과정에서 재산 문제가 해결되었는지 확인하고, 재혼 후에도 각자 소유의 재산에 대해서는 명의를 확실히 하는 등 금전관계 또한 깔끔하게 처리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상대의 이혼사유를 통해 가정생활이 힘들 정도의 성격적인 결함이 없는지, 전배우자와의 관계가 완전히 청산되었는지도 살펴보는 게 좋다. 이혼이 얼마나 힘든지, 그 뼈아픈 경험을 잊지 말고 철저히 준비하고, 재혼 후에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재혼은 초혼보다 더 어렵다 만일 재혼을 전제로 사귀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초혼도 그렇지만, 재혼은 더더욱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매달렸다가는 일을 그르치기 십상이다. 아는 게 병이라고, 결혼생활을 경험해본 터라 쉽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것이 재혼의 또 다른 함정이다.
재혼은 초혼에 비해 훨씬 어렵고 힘든 과정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상대방과 함께 노력해나간다는 각오가 우선되어야 한다. 성공적인 재혼을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과 준비는 당연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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