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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선택, 뚝배기보다 장맛!]
선우 | 조회 5,254 | 11.17.2009

30대 초반의 K씨.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재벌가의 며느리였다가 남편과 이혼한 지 1년 정도 되었다. 부모님이 대신 가입하였는데, 재력을 갖춘 전문직 종사자 사윗감을 원했다. 하지만 막상 당사자와 상담을 하다 보니 부모와는 생각이 좀 달랐다. 무엇보다 성격이 원만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학벌 좋고, 집안 좋은 남자, 소위 일등 신랑감과 결혼했는데도 결국 실패하지 않았느냐며 이젠 정말 부모가 아닌 자신이 원하는 사람과 만나고 싶어했다. 그녀 역시 배우자로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 나중에 후회하지 않겠느냐고 물었지만, 본인은 확신에 차있었다. 그후 그녀는 대기업에 근무하는 평범한 남자를 만났다. 예상대로 부모의 반대에 부딪쳤지만, 소신껏 밀고 나가 지금은 결혼을 앞두고 있다.

사회통념상 결혼 조건을 보면 남자가 여자보다 학벌이나 경제력, 직업 등에서 우위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회원을 만나 보면 K씨처럼 여자가 월등히 좋은 조건을 갖춘 커플도 적지 않다. 이들은 대개 처음에는 주변의 시선이나 체면 때문에 자기와 비슷하거나 수준이 높은 상대를 원한다. 하지만 좀 더 솔직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인간적인 만남을 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환경 면에서 너무 차이가 나면 그 또한 갈등의 소지가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가능하면 조건의 수준이 비슷한 사람끼리 결혼하는 게 좋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정서적인 기반, 예를 들어 가치관이나 취미 등이 비슷하다면 조건의 차이는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결혼은 본인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는 소리를 줄곧 들어왔다. 배우자를 고를 때 이왕이면 가족간의 화합도 고려하는 게 좋다. 하지만 그게 절대적인 기준은 될 수 없다. 주변의 요구에 밀려 정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면서도 외면하는 건 불행한 일이다. 결혼만큼은 타인지향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순수함을 잃어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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