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일이다. 이혼녀 두명이 비슷한 시기에 재혼팀에 가입했다. 공교롭게도 두사람의 나이는 30대 중반으로 동갑이었다. 하지만 그 후 두사람의 행로는 사뭇 다르게 이어졌다. 직장 여성이었던 A씨는 1년 만에 재혼해서 지금껏 잘 살고 있다. 반면 전업주부인 B씨는 재가입까지 하였지만, 재혼이 쉽지 않았다.
여자의 경우 무엇보다 직업을 갖고 있느냐가 재혼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전업주부의 경우 이혼 후 경제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2, 3년 이상 걸린다. 남편의 경제력에 의존하다가 직접 생업을 갖기까지 재혼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그렇다고 재혼으로 그런 어려움을 해결하기도 여의치 않다. 남자들 역시 돈이든 직업이든 경제적인 능력이 있는 상대와의 재혼을 원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여성이 경제적인 대책 없이 이혼을 하면 고생문이 훤하다는 것이다. 이혼은 감정적으로 대처할 문제가 아니라 이후의 상황을 감안,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혼 또한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여성의 취업과 관련된 주목할 만한 현상이 또 있다.
여성이 전업주부인 커플에서는 이혼의 원인제공자가 대부분 남편인 데 비해 맞벌이 커플에서는 여성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전업주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사람, 특히 남자들을 만나면서 갈등상황 발생빈도가 높은 데다가 자기계발과 경제력 등을 통해 부부문제에 훨씬 민감하고, 때로는 과잉 대처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마치 직장여성이 이혼의 핵탄두인양, 혹은 전업주부는 이혼의 피해자인양 말하는 것은 금물이다. 오히려 이런 특성을 감안한다면 원만한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전업주부는 집 밖의 세계에 눈을 떠서 자신보다 앞서나갈 수밖에 없는 남편의 감각을 이해하도록 노력하고, 직장여성의 남편은 어엿한 직업인으로 아내를 인정, 자신과 똑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자기가 직장에서 힘들면 아내 또한 힘들기는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돈이든 직장이든 경제적인 능력이 없으면 이혼하지 말라. 또한 직장에 다닌다고 해서 이혼을 쉽게 생각하지 말라. 이혼급증의 시대에 이 땅의 모든 아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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