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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을 찾아라... ]
선우 | 조회 6,277 | 05.28.2009
- 오랜 경험에서 체득한 결혼환경론!

    두 사람의 청춘 남녀가 결혼을 전제로 만날 때 가장 중요한것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을 몇 사람에게 던졌을 때 다양한의견이 나왔다. "사랑만 있으면 되지 더 이상 무슨 조건이 필요한가, 기왕이면 잘 생기고 돈까지 많으면 좋겠지, 첫눈에 필(feel)이 확 오는 게 가장 중요하다" 등등의 의견을 내놓으면서 "그렇다면 당신이라면 어떻게 대답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나는 만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슷한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나의 막연한 추론이 아니라 10여년간 결혼정보사업 현장에서 온몸으로 부딪쳐 얻어낸 결론이다. 그 동안 수많은 커플을 맺어 주면서, 그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서 깨달은 귀중한 산 교훈이다.

    내가 생각하는 비슷한 환경이란 ‘성장 배경과 생활 태도‘의 비슷함을 뜻한다. 우선 양가 부모님의 교육수준이 비슷하고 살아온 환경이 비슷해야 한다.

    20년 이상 살아온 가정의 분위기는 매우 중요하다. 너무 이질적인 분위기에서 자란 사람이 만나면 합일점을 찾기가 상당히 어렵다. 결혼 초기부터 갈등을 빚다가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들어설 수도 있다. 하지만 비슷한 분위기에서 살아온 사람이라면 그런 부담이 훨씬 줄어들 것이다.

    상대방의 친구관계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울리는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따져봐야 할 것은 종교문제이다.

    이혼하는 사람들이 흔히 내세우는 이혼 사유 중에 매년 1위를 차지하는 것이 성격차이 이다. 성격차이라는 것은 결국 생활태도에서 비롯된다. 성격, 교육수준, 능력, 습관 등이 생활태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는데 생활태도가 맞지 않으면 사소한 일에서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결국 골이 깊어지면 성격차이라는 이유를 들어 이혼을 하게될 것이다.

    두 사람을 구성하고 있는 기본적인 틀이 얼마나 비슷한가 하는 것은 반드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공유할 것이 많은사람들이 만나면 그만큼 편안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다. 결혼은 이상이나 꿈이 아니라 그 자체가 바로 생활이다. 결혼은 달콤한 나날이 펼쳐지는 낭만적인 세계라기보다는 민감한 문제들이 도처에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첫눈에 확 가는‘ 사람을 만나고 싶은 욕심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과연 그것이 진정한 사랑인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또 사랑할 때는 모든 것을 초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매일 아침 부스스한 얼굴로 대면해 집안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문제를 논의할 때 ‘사랑‘이라고 믿었던그 감정보다는 비슷하지 않은 환경이 빚는 갈등의 파장이 더욱 크다.

    TV에서는 종종 재벌의 아들과 가난한 여성의 결혼, 부잣집 딸과 고학생의 결합같은 신데렐라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는 드라마를 방영한다. 조건없는 사랑,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은 분명 아름답고 고귀하다. 하지만 현실에서 드라마와 같은 일이 일어나기는 힘들다. 확률이 매우 낮은 일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몇년전의 일이다. 홀어머니에 장남인 30대초반의 자회원이 있었다. 회사원이었는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다보니 늘 돈이 모자라 저녁 시간에는 업무와 관련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어느 날 회비를 2배 낼 테니 무조건 돈 있는 여자를 소개해달라고 했다.

    못 생겨도 좋으니 경제적으로 풍족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며 신세타령을 했다. 그는 준수한 외모에다 실력도 있었다. 단지 가정환경이 문제였다. 마침 부유한 집안의 외동딸인 여성회원이 있었다. 직업도 없는 데다 타인의 관심을 끌만한 외모도 아니었다. 하지만 남자는 여자의 경제력에, 여자는 남자의 외모에 끌렸고 결혼을 했다.

    그들이 결혼하고 2년쯤 지났을 때 남자를 만났는데 그는 외도할 궁리만 하고 있었다. 아내와 사는 일이 무료하다고 했다. 또 자라온 환경이 달라서 매사에 티격태격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가난 때문에 모든 게 이렇게 되었다는 피해의식에 시달리며 스스로를 피곤하게 하는 유형이었다. 그의 얘기들 들으며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보상심리에서 결혼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 동안 많은 커플들과 대화하면서 두 사람이 비슷한 환경이되 남성이 약간의 우위를 점하는 것이 결혼생활을 원만하게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적 특수상황에서는 남성이 약간은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위치가 되는 것이 좋다. 남녀 평등사회에서 무슨 고루한 소리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 동안의 경험을 통해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남자는 이끌고 여성은 밀면서 사랑의 가정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 적정하다.

    강남에 사는 어머니들이 자녀의 배우자를 고르는데 까다롭다는 비판을 하지만 그분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는 과정에서그분들이 매우 현명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분들은 많이 따지고 많이 저울질한다. 무조건 ‘사‘자 사위를 선호하지도않는다.

    강남의 어머니들이 자녀의 배우자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환경‘이다. 아무리 사위감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을 가졌다하더라도 가정환경을 꼼꼼히 따지는 걸 잊지 않는다. 그것은 까다롭다고 비판받을 일이 아니라 칭찬받아야 할 일이다.

    지방출신인 30대 중반의 남자가 있었다. 지방 의대를 나온 의사였는데 가정형편이 어려웠다. 가족 중에서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진 사람은 그 남자 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개천에서 용이 난 형국이었다. 그 의사의 어머니가 나를 찾아왔는데 열쇠 3개를 갖고 오는 며느리 보는 걸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다.

    몇몇 여성에게 운을 떼었을 때 그녀들의 어머니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편모슬하, 지방대 출신, 가정형편, 다른 가족등 그 남자가 가진 조건을 조목조목 따지고 들었다. 딸을 가진 부모들이 무조건 좋은 직업군을 선호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오산이다. 이제 직업 한가지로만 사람을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다. 한 사람이 갖고 있는 조건 하나하나가 다 판단 근거가 되는 것이다.

    어느 날 모 컨설팅 회사에 다니는 여자 회원이 마음에 드는남자가 없어 탈퇴하겠다며 나를 찾아왔다. 명문대 출신에 상당한 미모를 갖추고 있었다. 게다가 집안도 좋아 누구나 좋아할 만한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탈퇴를 만류하고 그 의사를 소개했다.

    둘은 몇 달간 사귀다가 결혼을 약속했는데 결혼 전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남자 측에서 여자에게 시아버지의 예단으로 외제 승용차를 요구했고 여자는 그때까지만 해도 그런 요구에 순순히 응했다. 하지만 교육자 집안에서 자란 여성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줄지어 일어나기 시작했다.

    남편은 대단한 효자였는데 아내에게 무조건 자신의 집안에 맞추라고 말하면서 끊임없이 물질적인 것을 요구했다. 여자는 나중에 구타까지 당했는데 결국 몇 달만에 파국을 맞고 말았다.

    나는 그들의 이혼 소식을 듣고 자라온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그 여성이 중산층의 남자를 만났으면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텐데 하는 마음에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이런 여러 가지 사례들을 직접 겪고 또 다른 사례들을 분석검토하면서 결혼에 있어 환경은 대단히 중요한 요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결혼환경론에 대해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비슷한 환경의 사람끼리 결혼하라는 것은 사회를 계층화하겠다는 의도 아니냐." 그런 얘기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 결혼을 전제로 하지않고우연히 만남을 가지다가 결혼에 이르게 되면서 사랑으로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조건은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성을 만나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할 때라면 우선적으로 비슷한 환경의 사람을 눈여겨보는 것이 좋다.

    40여년 이상을 함께 살아갈 사람을 선택할 때 냉정히 따져보고 꼼꼼히 재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비슷한 면이 많아처음부터 서로 잘 어울리는 것이 좋을지, 상반된 면이 많아문제가 표출되는 것이 좋을지, 선택은 당신에게 달려있다.

    또 하나 결혼을 신분 상승의 기회로 삼는 것 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자신의 위치와 조건은 접어두고 무조건 괜찮은 배우자 만나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과욕이다. 반면 내가 이만큼 갖추었으니 그에 걸 맞는 상대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결코 나쁘게 봐서는 안 될 것이다.

    결혼정보사업 초창기에는 회원들이 원하는 사람을 소개해 주려고 총력을 기울였다. 당사자만 똑똑하면 됐지 가정환경이 뭐 대수랴 하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10여년 동안 현장에서 깨달은 것이 바로 환경필승론이다.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커플들이 실제로 별 탈없이 잘 살고 있다.

    막연한 주장이 아니라 확실한 근거를 갖고 있는 나는 어디서든 결혼환경론을 주장할 작정이다. 청춘 남녀들이여! 행복한 가정을 가꾸려면 주변에서 나와 비슷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찾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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