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반하는 이유는 너무나 뻔하다. 그것은 ‘‘호감을 느꼈다‘‘거나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말과도 구별되는 이유다. ‘‘호감‘‘은 목소리, 말투, 인상 등에서 골고루 얻을 수 있는 것이고 ‘‘깊은 인상‘‘은 생각, 가치관 혹은 개성이 강한 특이한 외모에서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두 감정 모두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려야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첫눈에 반하는 것은 정말 ‘‘찰나‘‘의 순간에 일어나는 일이다. 말 그대로 처음 보는 순간 가슴이 쿵 내려가는 것이다. 결국 첫눈에 반하는 것은 100퍼센트 외모에 집중된 감정일 수밖에 없다.
처음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았을 때 ‘‘저 얼굴이면 내 인생을 걸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두 번, 세 번 만남을 거듭하다 보면 아무리 아름다운 얼굴이라 해도 평범해진다. 첫눈에 반한 남자라고 해서 언제까지나 그녀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감탄만 하는 것은 아니다.
얼굴에 반하면 이번에는 그녀의 마음에 반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이 생각만큼 아름답지 않다면? 그 실망은 배신감에 가깝다.
나는 ‘‘첫눈에 반했다‘‘는 말보다 ‘‘첫인상이 좋았다‘‘는 말을 믿는다. 첫눈에 반한 것과 같은 설렘은 없지만, 첫인상이 좋은 사람은 부담 없이 두 번째 만남을 가질 수 있고 좀더 진지하고 객관적으로 서로를 들여다볼 수 있다.
사람을 많이 만나 본 내 경험으로 볼 때 첫인상이 좋은 사람은 그 느낌을 끝까지 안고 간다. 만남을 거듭하다 보면 실망도 하게 되지만 그래도 귀엽게 봐 주고 넘어갈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첫눈에 반한 사람은 예기치 못한 일로 뒤통수를 때린다. 실망, 배신감, 불쾌감, 나중에는 증오심까지 생길 정도다.
만약 당신에게 첫눈에 반했다며 달려드는 이성이 생긴다면 모든 것을 바칠 각오로 사랑을 쟁취하라. 당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당신의 마음을 알게되면 상대방도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할 것이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유독 좋다고 따라다니는 남자들에게 나약하다. 첫눈에 반했다는 말에 그 자리에서 덜컥 사랑에 빠져 버리기까지 한다. 그리고 결국엔 남자가 자신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많이 남자를 사랑하게 된다.
첫눈에 반하는 사랑은 남자에겐 환상이요, 여자에겐 함정이다. 특히 노처녀들은 이 함정에 너무나 쉽게 빠져 버린다. 얼마나 쉬운지, 첫눈에 반했다는 고백을 미끼로 노처녀를 등쳐먹는 전문 사기꾼들까지 성행할 정도다. 외모가 못생기고 뚱뚱한 노처녀일수록 사기꾼들의 주요 표적이 된다고 한다.
물론 첫눈에 반하는 경험은 소중한 것이다. 평생을 살면서 남에게 단 한 번도 첫눈에 반해 본 적이 없다면 그처럼 아쉬운 일도 없을 것이다. 또 여자로서 첫눈에 남자를 압도할 수 있는 힘을 지녔다면 그보다 더 기쁜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환상이요, 함정일 뿐이다. 당신의 ‘‘눈‘‘은 참고로 하되 믿지는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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