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칼럼] - 결혼을 "유지"하기 위해 더 애쓰라...

연애시절에도 그랬지만, 나는 아내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같은 날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이젠 내 무심함에 두손 들었지만, 결혼 초에는 그로 인해 우리 부부 사이에는 교전이 잦았다. 얼마전 미혼남녀들을 대상으로 최악의 신랑·신부감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그 결과를 보면서 내가 자격미달의 남편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최악의 신랑감은
▲백수건달형-아내가 벌어다주는 돈으로 살려고 하는 남자
▲기억상실증형-기념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남자
▲시대일탈형-아내에게 집에서 살림만 하라고 강요하는 남자
▲무식파워형-가족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남자
▲음주가무형-술, 담배, 도박을 절제하지 못하는 남자였다.

최악의 신부감으로는
▲직무유기형-살림보다는 자신을 꾸미는 데만 관심이 있는 여자
▲허무맹랑형-영화처럼 집을 꾸미고 공주처럼 살려고 하는 여자
▲사채업자형-남편에게 돈 많이 벌어오라고 강요하는 여자
▲자아상실형-결혼 후 자신을 가꾸지 않는 여자
▲출가내인형-지나치게 친정의 일에 얽매여 사는 여자였다.

이 가운데 속하는 항목이 2개 이하라면 평범한 수준이고 그 이상이면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좀 더 노력을 해야 한다. 5개 모두 속한다면 부부 전선에 이상이 있는, 말하자면 이혼진단서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번 조사가 단순히 재미로만 그치지 않는 것은 요즘 점점 늘고 있는 이혼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부부가 이혼에 이르기까지는 많은 사연이 있겠지만 결혼 전에는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다가 정작 결혼을 하고 나면 소홀해지는 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결혼을 하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고 인내해야 하는데도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알지 못한다.

이번 조사를 통해 결혼상대자의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성격과 사랑, 그러니까 내적인 면이라는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