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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대 독자 종손 아버지가 9대 독자 종손 아들 결혼시킨 사연
sunwoo | 조회 1,984 | 05.21.2023

사회활동이 활발한 유명인사 한분이 외아들의 중매를 의뢰했다.

이 분은 8대 독자이고, 아들은 9대 독자에 종손이었다.

10대 종손을 낳아줄 며느리를 찾는다고 했다.

아들의 결혼은 개인을 넘어 집안의 중대사라는 걸 느끼게 하는 한마디였다.

사실 아들의 만남 상대를 찾는 일은 어려웠다. 이 분은 시조묘가 있는 몇 안되는 성씨였고, 그런 집안의 44대 종손이었다.

시제를 관장하고, 시조와 22대 조상부터 모신다고 한다.

1년에 크고 작은 제사가 많은 가풍 있는 집안의 45대 종손이 될 남성과 결혼할 여성을 찾는 일이었다.

아버지는 위로 딸 셋을 내리 낳고, 10년 만인 마흔 한살에 아들을 낳았다고 한다. 아들이 성장하면서 일찌감치 결혼시킬 생각을 했다.


미국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아들은 31살부터 결혼상대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3년 동안 진전이 없자 수소문 끝에 저희 회사에 의뢰를 한 것이다.

34세의 아들은 반듯하고 예의바르고, 박사학위를 받은 엘리트였다.

그런데 아직도 많은 제사를 지내는 집안의 종손은 여성에게 환영받을만한 조건은 아니었다.

그래서 아버지와 아들에게 내가 생각하는 원칙을 설명했다.

“대개 남성들은 나이차이가 나는 여성을 선호하는데, 아드님의 경우는 나이차이가 안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세상물정을 알고 이해심이 있는 여성이어야 하니까요. 그리고 출산을 고려해서 건강해야 하고요.

가장 중요한 점은 가정환경인데요. 화목하고 가풍이 있는 가정에서 성장한 사람이라면 집안의 뿌리와 문화를 이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3가지 요건을 전제로 회원과 내 주변을 수소문해서 2-4살 터울의 여성 1천여명을 확인했다.

그런 다음 거주지, 종교, 취미 등을 고려해서 10여명으로 범위를 좁혔다. 이후 시제와 제사를 많이 모시는 집안 환경을 이해하고, 감수할 수 있는 포용력과 성숙함을 갖췄으리라 판단되는 여성으로 5명을 선택했고, 최종 3명으로 결정했다.

아들은 표정이 밝고, 대화가 잘 통하고, 음식의 공감대가 맞는 여성이면 좋겠다고 했다.

“생각이 표정으로 나타나더라고요. 제 경험으로 보면 생각이 건강하고 긍정적인 사람은 대개 표정이 밝았어요.

또..음식처럼 일상적인 부분이 잘 맞아야 원만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아들은 자신의 결혼에 대한 아버지의 고민과 장손으로서의 책임감을 잘 알고 있었다. 그 아버지의 아들다웠다.

아들은 첫 번째 만난 여성에게서 좋은 느낌을 받았다.

내가 만나본 그 여성은 밝고 온화한 성품이 마음에 와닿았는데, 아들도 밝고 대화가 잘 통해서 좋다고 했다. 그리고 곧 결혼소식이 들려왔다.

그로부터 2년 후에 아버지는 “46대 종손이 태어났다”고 알려왔다.

1천명 중에서 어렵게 찾은 결혼상대였다. 특수한 상황인 남성도 이렇게 결혼했다.

만나는 과정이 힘들고, 시간이 걸릴 수는 있어도 세상에 자기 짝은 있다. 그러니까 싱글들은 꼭 결정사 아니더라도 인연 찾는 노력을 했으면 싶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이웅진(ceo@cou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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