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코리아 US Life

마흔 여섯 딸 결혼시킨 팔순 아버지의 인간승리
sunwoo | 조회 2,231 | 04.23.2023

몇 년 전 일이다.

미국에 가서 사업에 큰 성공을 거두고, 지역 사회에서도 명망 있는 분인데, 당시 마흔 여섯의 싱글 따님이 있었다. 여성은 전문의였다.

“내 심정 좀 이해해 주세요. 내 딸 결혼하는 거 보는 것이 남은 소원입니다”

아버지의 전화 목소리는 너무 비장하셨다.

50세로 대기업 퇴직을 앞두고 이민을 고려하는 남성을 소개했다.

서로 연락을 주고 받다가 여성 쪽에서 항공료와 체류비용을 대준다고 해서 남성이 미국으로 가서 여성을 만났다.

서로 호감이 생기고 있었는데, 남성은 여성의 나이가 많다는 것을 계속 아쉬워했다.

그러다가 남성은 술김에 여성과 다투다가 헤어지자고 해버렸다.

여성이 많은 것을 양보한 만남이었기 때문에 여성도 아쉬움이 없었다고 한다. 여성은 내심 혼자 살아도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몸이 달았다. 전화가 계속 걸려왔다.

만남 상대를 찾으려면 시간이 걸리는데, 아버지는 3주 안에 한국에 올테니 그 때까지 맞선 상대를 찾아달라고 사정했다.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그리고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는 남성들을 찾아보니 200여명 되었다.

일일이 다 확인을 해서 그 중 30~~40명을 정하고, 다시 10명으로 줄였다.

다시 한번 남성들의 신상정보와 만남 의사를 확인해서 최종적으로 3명의 남성을 결정했다.

한국 지사에 파견나와 있는 미국교포, 로펌에서 근무하는 국제변호사, 명문대를 나온 공기업 직원이었는데, 공교롭게도 3명 다 48세로 여성보다 2살 많았다. 남성들 모두 처음에는 여성 나이가 많다고 망설였지만, 여성의 능력과 가정환경 등 매력과 장점을 어필해서 설득했다.

여성 부모님이 먼저 한국에 와서 남성들을 만나보고 여성이 와서 맞선을 보는 걸로 얘기가 되었다. 그 사이에 여성과 남성 3명은 서로 연락을 주고 받았다.

여성에게 가장 먼저 연락을 취한 것은 미국 교포 남성이었다. 영어로 대화가 가능해서인지 두 사람 사이에는 적극적인 소통이 이뤄졌다.

국제변호사 남성은 인기남이라서 그런지 자기가 먼저 뭘 해야 한다는 것을 내켜 하지 않았다. 이메일 한두 번 보내고 그만두었다고 한다.

공기업 다니는 남성은 여전히 여성이 나이가 많은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고, 그런 만큼 태도도 소극적이었다.

그렇게 3주가 지났고, 여성 부모님이 한국에 왔다. 두 분 다 고령이라 한국 오면서 몸살이 나셨다.

그런데도 다음 날부터 남성들을 만났고, 딸이 세 명 중 누구를 만나도 괜찮겠다고 하셨다.

2주 정도 지나서 여성이 한국에 와서 남성들을 직접 만났고, 그동안 가장 얘기가 잘 통했던 교포 남성과 교제하기로 했다.

후일담으로 남성들은 여성 나이가 많다고 처음에는 망설였었는데, 직접 만나보니 외모와 스타일이 정말 좋아서 다들 적극적으로 대시했다고 한다.

마침 남성이 파견근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갔고, 지역은 멀었지만, 시간나는 사람이 움직여서 만났다고 한다.

그리고 몇 개월 후에 결혼소식을 전해왔다.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고, 가족의 관심과 지원, 매니저의 노력이 합쳐지면 세상에 안될 결혼이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이웅진(ceo@cou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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