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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감한 여자, 눈치 없는 남자
sunwoo | 조회 1,363 | 09.17.2023

30대 중반의 H씨는 최근 몇 번 만난 여성이 있는데, 교제를 해볼까 싶다가도 그녀의 성격과 태도가 마음에 걸려 망설이고 있다.

둔감하다고 할까, 눈치가 없다는 것이다.

며칠 전이 그의 생일이었는데, 그 이틀 전에 함께 저녁을 먹었다고 한다. 그 레스토랑에서 개업 몇주년 기념으로 4인조 밴드가 테이블을 돌며 연주를 해주는 이벤트가 있었다고 한다. 밴드가 두 사람의 테이블로 오자 그는 “이틀 후가 내 생일이다”라고 하자 밴드는 미리 축하한다면서 축하연주를 해줬다.

그 후 생일날 그녀로부터 아무 연락이 없었다. 레스토랑 연주로 자기 생일을 알고 있었을텐데 연락이 없으니 실망감이 들었다고 한다.

만난 지 얼마 안됐고, 서로 선물을 주고 받을 단계는 아니라고 해도 인사 한마디는 할 줄 알았던 것이다.

이 일 말고도 그로서는 이해가 좀 안되는 일들이 몇 번 있었다. 그러다 보니 눈치를 넘어서 배려가 없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서 계속 만날지를 망설이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이런 일은 남녀 사이에 생길 수 있다. 호감을 갖고 만나는 사이에는 자기 마음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기를 바란다.

그게 관심이고, 사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가 자신의 생각이나 기대와는 다를 경우 실망하고 오해한다.

여성이 H씨의 생일날을 정확하게 몰랐거나 깜빡 잊었을지도 모른다. 혹은 다른 사정이 있을지도...

정확한 이유를 모르는데, H씨 혼자 고민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


에둘러서라도 생일 얘기를 했으면 결과가 달라졌거나 상황이 명확해졌을 것 같다. 그녀가 관심이 없어선지 잊어버렸는지를 알았을테니 말이다. 같은 고민을 여성들도 한다. 상대가 세심하게 살펴줬으면 해서 은근히 돌려 말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와는 많이 다르다. 알아서 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헛된 기대가 될 공산이 크다. 자신은 상대의 마음을 잘 알아준다고 확신하는가.

상대가 눈치가 빠르고 잘 알아채는 걸 피곤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건 그냥 넘어가주면 좋겠는데..’하는 것까지도 알아서 참견한다. 결국 눈치 빠른 것도 눈치가 없는 것일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은 건 당연하다. 둔감하거나 눈치없는 성격은 본심이 아니더라도 상대가 오해하거나 실망할 수도 있다. 연애에서는 상대의 말과 행동에 좀 더 관심을 갖고 마음을 헤아리는 게 필요하다. 또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큰 둑을 무너뜨리는 것은 작은 구멍이다.

​작은 오해가 결국 관계를 깨뜨리는 것이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이웅진(ceo@cou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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