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의 직장인 C씨는 딸부잣집 막내 아들이다. 위로 2-3살 터울의 누나가 셋 있는데, 39새, 36세, 34세 누나 모두 다 싱글이다. 그는 10여년 전부터 누나들의 맞선과 연애를 쭉 지켜보면서 여성심리 전문가가 다 되었다. 그만큼 보고 들은 게 많다는 거다.
“제가 제일 궁금했던 건, 누나 셋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사람이 없다, 거든요. 그렇게 연애도 많이 하고, 선도 줄기차게 보는데, 그렇게도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을까, 내가 그 많은 남자들 중 몇 명을 아는데, 괜찮았거든요. 여자들이 남자 보는 눈과 남자가 남자 보는 눈이 다른 건지, 여자들이 너무 허황된 건 아닌지, 궁금하더라고요.”
집안에서 “너라도 제 때 결혼을 하라”고 슬슬 등 떠미는 나이가 되자, C씨는 누나들이 “사람이 없다”고 한 말이 혹시 자신에게도 적용되는 건 아닌지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자신과 만나는 여성들도 그런 말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둘째 누나한테 그동안 정말 결혼하고 싶은 남자가 없었냐고 물어봤어요. 누나는 지나고 보니 꼭 그렇지는 않았대요. 결정장애, 자존심, 이런저런 상황이 있었다고, 저더러 여자는 망설이는 경향이 있으니까 제 마음에 들면 밀어붙이라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결정사에서 십여번의 소개를 받은 적 있는 A씨도 C씨의 말에 공감한다.
“남자보다 여자가 결정하는 데 있어서 망설이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요. 몇 번 만나면서 마음이 통했다고 생각하고, 사귀자고 하면 선뜻 그러자고 하는 여자들 못봤어요. 대부분은 망설이거나 거절하죠. 남자들이라고 왜 생각이 없겠어요? 하지만 이 여자가 마음에 들면 일단 사귀면서 더 알아보고 싶어하지만, 여자들은 다 알아보고 사귀자고 하는 것 같아요.”
얼마 전 프러포즈 했다가 거절당한 B씨는
“제가 보기에 드라마가 여자들을 망쳐놓은 거 같아요. 말도 안되는 외모, 재력, 능력, 게다가 얼마나 순정적인지.. 그런 남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것 같아요. 남자들은 드라마에 아무리 예쁜 여자가 나와도 그 때뿐이거든요.” 라고 말한다.
물론 이성관계에서 망설임. 결정장애와 같은 태도는 남자가 어떻고, 여자가 어떻고, 통틀어 얘기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현재 결정사에는 여성, 특히 30대 여성의 비울이 가장 높은데, 현실은 여성들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거다.
우리나라 남성의 평균 신장은 173cm인데, 실제 그 정도인 남성을 만나면 적지 않은 여성들은 “키가 작다”고 한다. 오죽하면 “180cm 미만은 루저”라는 말이 나왔을까?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다수의 여성들은 평균 신장의 남성을 만날 확률이 높다. 그리고 이제 농어촌 총각 뿐 아니라 도시남들 중에도 외국인 여성과 결혼하는 경우가 많다. 국제결혼을 옹호하는 게 아니라 이것이 현실이다. 이 말인즉, 남성들에게는 이주여성과의 결혼이라는 선택지가 있지만, 여성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당신이 망설이는 사이에 또 한명의 한국 남성은 해외이주여성과 결혼을 한다.”는 것도 2016년 현재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현실이라는 것을 여성들이 알아주면 좋겠다. 그러므로 섣부른 선택은 금물이지만, 지나친 망설임 또한 최악의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도. 예를 들어 정말로 결혼할 남자가 없는 그런 상황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