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서 나이차이와 경제력의 상관관계는 의미심장하다.
나이차이 나는 결혼을 원하는 남성을 보면 흔히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저 남자 돈 많은가 보다. 나이어린 여성을 만나려면 남성들은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치러야 한다.
그렇다면 여성의 경우 나이와 경제력의 관련성은 어떨까?
79년생 여성이 있다.
석사학위 취득 후 지방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1년 전에 그녀를 만났다.
그녀는 인상도 좋고, 키는 164-5cm, 스타일이나 분위기도 남성들이 좋아할만하다.
매력있고, 지적이며, 능력있는 여성이다.
그녀는 나이차이는 3-4살, 결혼할 준비가 되어 있는 안정된 남성을 원한다고 했다.
한마디로 나이가 적당하고 경제력 있는 남성을 찾는 것이다.
맞선을 위한 인터뷰는 꽤 구체적이고 과감하게 이뤄진다.
회원의 장단점을 명확하게 파악해야 어울리는 이성을 소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결혼준비 되어있는 남성을 원하시는데, 본인은 어느 정도 결혼준비가 되어 있나요?“
”현재 직장생활 하고 있으니까 생활은 충분히 됩니다.“
”생활적인 부분 말고 결혼자금을 얼마나 준비하셨나요?“
”천5백만원 정도요..“
잘못 들었나 했다. ”천오백만원“ 앞에 숫자가 더 있는 줄 알았다.
오 마이 갓! 39세 여성이 결혼을 위해 쓸 수 있는 돈이 천오백만원이라는 말이다.
능력있는 커리어우먼인 그녀가 왜 늦도록 결혼을 못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왜 그녀가 결혼준비가 된 남성을 찾는지도. 하지만 결혼비용을 남성에게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것도 39세 여성이.
결혼비용이 2-3억 드는 시대다. 어마어마한 집값이 한몫 한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다.
서울의 중형 아파트 전세값이 4억을 돌파했고, 변두리 소형 아파트 전세값도 2억대다.
욕심 안부리고 신혼집을 작게 마련하려고 원룸을 생각해도 7-8천만원대다.
부부가 맞벌이를 해서 집을 마련한다는 건 젊은 나이에서나 가능하다.
최소 2-3억대 전세비용을 모은다고 하면 두 사람이 부지런히 벌어서 최소 10년이다.
39세 그녀 입장에서는 그럴 시간조차 없다. 그래서 결혼이 늦을수록 결혼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그녀 입장도 이해는 간다.
부모는 자식한테 재산을 물려줄만한 여유가 없고, 똑똑하고 야만이 있는 그녀는 학업에 열중해서 교수가 되어 어느 정도 사회적인 성취를 이뤘다. 열심히 사느라 돈 벌 여력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결혼의 관점에서 보면, 아무 것도 가진 것 없고, 나이가 들었다, 냉정하기만 이것이 현실이다.
”저를 믿고 따라와줄 수 있으세요? 냉정하지만 정확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긴장되네요.“
”결혼의 밀당이라고 할까요, 빅딜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어떻게 말인가요?”
“갖고 계신 천5백만원 중에서 5백만원을 자신에게 투자하세요.”
의아해하는 그녀의 표정. 내 전략은 이랬다.
그녀는 학벌, 직업, 인상은 좋다.
여기서 몸매와 피부 관리 등을 해서 장점을 개발하면 39세라는 나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그녀가 갖고 있는 내면의 아름다움은 교제하면서 충분히 보여주면 된다.
우선은 그녀를 만나겠다는 남성을 찾고, 공략하는 게 중요하다.
“또 하나는요..나이차이가 좀 나는 연상을 만날 마음이 있습니까?”
“나이차이라면 몇 살이나요?”
“8살 이상으로요.”
“.....”
고민하는 눈치였고,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며칠 후 그녀는 반쯤 승낙했다.
이렇게 되니까 그녀의 맞선도 어느 정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녀가 열심히 관리를 받는 동안 나이차이가 나는 여성을 만나고 싶어하는 경제력 있는 남성들을 찾아봤고, 몇 명의 후보를 확보해서 만남에 돌입했다.
8-10살 연상의 남성을 몇 명 만나다 보니 그녀도 좀 갈등이 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또래 남성을 소개했다. 하지만 데이트 이상의 단계를 넘지 못했다.
3-40대의 만남에서 남성은 성적인 부분이나 모성애 같은 것도 기대하지만,
나이차이가 덜 나면 대부분의 경우 경제적인 역할을 원하게 된다.
하지만 나이차이가 많이 나면 그 부분을 감수한다.
반대로 여성도 또래 남성을 만나고 싶으면 결혼비용을 일정 부분 부담해야 하지만,
나이차이 나는 만남에서는 돈 문제에서 자유로워진다.
돈을 밝혀서가 아니라 그만큼 결혼에서 경제적인 부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결혼에서 나이차이와 경제력의 상관관계이고, 남녀 사이에서 벌어지는 무언의 밀당이다.
여성은 관리를 잘 받아서 더욱 매력이 많아졌고, 10살 연상의 남성을 소개받았다.
그 남성은 공기업 관리직으로 있고, 집이 두 채, 연봉도 높고, 연금도 보장된 상태였다.
남성은 결혼 준비가 다 되어 있어 여성이 몸만 오면 되는 것이어서 처음에는 띠 동갑 이상 나이차이 나는 여성을 만나기를 원했다. 여성의 능력과 장점을 잘 부각시켜서 설득하니까 마음을 결정한 것이다.
여성에 대한 마지막 조언은 남은 1천만원으로 남성의 예물을 준비하라는 것이다.
몸만 오라고 한다고 아무 것도 준비를 안하면 그것은 결혼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 때문.
이렇듯 3-40대의 결혼은 계획성 있게 진행해야 한다.
내가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그것을 상쇄할만한 다른 장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돈이 없는 39세 노처녀는 여성으로서의 매력을 살리는 방향으로 관리를 해서 결혼에 골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