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게 많은 집안일수록 일찍 결혼하라고 권하고 싶다.
배우자를 만나는 것을 보면서 세상은 공평하다고 느낀다. 어떤 사람이든 결국 결혼은 한 명과 한다.
이성을 만날 기회가 많은가 적은가의 차이일 뿐, 배우자를 만나 느끼는 만족도는 재벌가 자녀든, 평범한 가정의 자녀든 다 비슷하다.
오히려 가진 게 많을수록 배우자 만남에서 어려운 부분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그런 집안일수록 결혼을 빨리 해야 한다.
며칠 전이다. 경제적으로 성공한 집안 출신이고, 본인 직업도 좋고, 안정적으로 생활하는 30대 후반 남성을 만났다. 그는 많은 이성을 만났지만, 자신의 상황이 좋다 보니 여러 조건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일반적인 결혼연령을 훨씬 넘겼다.
그러다 그는 마음에 드는 여성을 만났고, 이후 결혼 이야기를 진지하게 나눴는데 갑자기 상대 여성과 헤어졌다. 사연을 들어보니 그가 혼전계약서를 쓰자고 했다는 것이다.
“살다 보면 별의 별 일이 다 생기는데, 처음부터 확실하게 하고 시작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변수를 일일이 생각하면 결혼 못하죠. 살면서 설득할 수도 있는 부분 아니었을까요?”
“주변을 보면 쉽게 만나 어렵게 헤어지는 사람이 많아요. 좀 어렵게 만나더라도 서로 약속하고 합의하고 싶습니다.”
외국에서는 이런 케이스가 많지만, 한국은 혼전계약서가 통용되는 분위기가 아니다. 남성은 좋은 의도였다고 해도 여성이 납득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했다. 남성도 이해되고, 여성도 이해됐다.
가진 게 많다는 것은 지킬 게 많다는 것이다. 이혼이 흔해지다보니, 결혼할 때 여러 변수나 이혼 가능성을 고려하고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니 결혼 자체가 어려워지는 건 당연하다.
이 커플이 좀 더 어릴 때 만났으면 헤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세상 물정을 잘 모를 때, 조건을 많이 안 따질 때, 그리고 눈에 콩깍지가 씌었을 때 만나 시간을 두고 교제를 하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였으면 결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신혼의 식상함은 있을지 모르지만,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