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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내 낡은 ‘부부 性벽’을 깨라]
선우 | 조회 4,973 | 02.17.2010
과거 한국에서는 운전을 하고 가다 주행을 방해하는 차가 있으면 힐끗 운전자를 확인하고는 “그러면 그렇지. 여자가 무슨 운전을...” 하는 남자들이 적지 않다. 운전면허를 가진 사람 중에 여성의 비율이 35%나 되는 현실을 망각한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ㅇ씨의 남편은 참 가정적인 사람이다. 그는 집안일에 관심이 많아 벽지나 커튼도 직접 고르고, 요리나 청소도 기꺼이 하는 편이다. ㅇ씨는 살림을 꿰뚫고 있는 남편이 부담스러워 싸움도 더러 했지만, 이제는 도우미 아줌마 한사람 둔 셈 치기로 했다.

사람 속에는 남자와 여자가 공존한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게 보면 유난히 가정적인 남자, 성격이 활달한 여자, 이런 사람들이 충분히 이해된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활발해지면서 그들의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면모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반대로 남자들이 여성적인 취향을 갖거나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것 같다.

여자다움, 남자다움, 이런 이분법에서 벗어나면 결혼생활이 훨씬 편안해진다. 우리 사회에 고착화된 성역할의 가장 큰 피해자는 남자일는지도 모른다. 늘 강하게, 그러다 보니 사회생활도, 가정생활도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주어진 성역할에서 벗어나 자기 삶에 충실한 요즘 젊은이들의 모습에서 배울 것이 많다. 단지 머리 염색이나 화장을 하는 외형적인 변화가 아니라 쓰레기 봉투, 장바구니, 하다못해 청소기 등 자기 손이 필요한 것이면 무엇이든 꺼려하지 않는 열린 마음이야말로 부부 생활의 산소같은 요소가 아닐까.

여성은 폐경기 이후 여성호르몬 수치가 낮아지고, 상대적으로 남성 호르몬 수치가 높아지면서 공격적, 독립적으로 변한다고 한다. 젊었을 때 부부 성역할을 새롭게 설정하지 않으면 나이가 들수록 부부 생활은 힘들어진다는 뜻이다. 집안일, 바깥일을 굳이 구분하지 않고 모두 서로의 관심영역으로 끌어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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