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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미안하다’고 먼저 말하는 것]
선우 | 조회 6,276 | 03.04.2010
영화 ‘러브스토리’에서 주인공 제니는 올리버와 말다툼을 한 후 집을 뛰쳐나간다. 올리버는 제니를 찾아다니고, 열쇠가 없는 제니는 집 앞에서 떨고 있다. 올리버가 미안하다고 하자, 제니는 “사랑은 결코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거야 (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라는 말을 한다.

애인들끼리는 어떤 잘못도 용서할 수 있다는 뜻이겠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이 영화가 나온 70년대 정서는 그러했을지 모르지만, 사랑하는 사이일수록 작은 것에도 고마워하고 미안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부 중에는 말 안해도 상대가 알겠지, 하는 생각에서 해야 할 말을 안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사랑 표현도 그렇지만, 잘못했을 때 사과하고, 이후로는 거기에 연연해하지 않는 것이 원만하게 사는 방법이다.

K씨는 아내의 쇼핑중독증 때문에 두차례 큰 곤욕을 치렀다. 그의 아내는 집안 형편이 넉넉한데, 이 정도 지출이야 감당할 수 있지 않느냐며 대수롭게 여기지 않은 눈치였다. 그를 화나게 만든 것은 아내 대신 큰 돈을 갚았다는 것보다 이렇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아내의 태도였다. 난 K씨 부인이 잘못을 받아들이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 않는 이상 이 가정에 더 이상의 평화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바람직한 부부 관계는 사랑과 신뢰가 기반이 된다. 그런데 그 신뢰가 없어진다면 작은 일도 의심하고, 다투게 된다. 반대로 사과한다는 것은 그 말 몇마디보다 두 사람 사이에 쌓인 오해를 풀고, 상대방이 나로 인해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마음을 갖게 하여 화해하는 과정에서 더 친밀한 관계가 된다.

부부사이일수록 더 자존심 상하는 일도 많고, 누가 먼저 사과하나, 줄다리기를 하게 된다고들 한다. 상대로부터 사과를 받아내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 것이며, 내가 먼저 사과한다고 또 얼마나 자존심이 상하겠는가.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려다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 그 이상의 큰 실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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