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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만은 사공이 많아야 좋다]
선우 | 조회 5,161 | 03.19.2010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우리 옛말이 있다. 이사람, 저사람, 말이 많다 보면 되는 일이 없다는 뜻인데, 적어도 사랑만큼은 사공이 많아야 별 탈 없고, 탈이 있어도 잘 넘어간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사공은 조언자를 말한다.

올해 교제 2년 째인 K모씨 커플은 형 부부 내외와 가깝게 지낸다. 혹 동서가 될지도 모르는 어려운 사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붙임성 있는 형수 덕분으로 K씨의 여자친구는 마음 편하게 지내는 편이다. 이들 커플이 특히 고마워하는 것은 개성이 강해 갈등이 많은 두 사람에게 형 부부가 스펀지 역할을 해준다는 점이다. 안그랬다면 열두번은 더 헤어졌을 거라고 주변에서 말들을 한다.

갓 결혼한, 그야말로 따끈따끈한 신혼부부에게 훈수를 두는 사람들이 많다. 대개는 먼저 기선을 제압하라며 부러 부부싸움을 부추이기도 한다. 사랑과 믿음을 기반으로 한 부부 사이에 누가 누구를 길들인다는 것은 참으로 무의미하고, 어리석기까지 한 발상이다. 이런 골치아픈 훈수가 아닌 조언은 부부가 일생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된다.

조언은 그 사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없으면 하기 힘들다. 더러 하기도 어렵고, 듣기 싫은 내용일지라도 기꺼이 해주는 사람, 그런 조언자가 옆에 있으면 풍전등화같은 사랑도 잘 지켜나갈 수 있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자기 생각에 대한 확신이 넘쳐 때로는 조언을 잔소리 쯤으로 치부해 버리기도 해서 안타깝다.

장모님과 유난히 친하게 지내 그 덕을 톡톡히 보는 친구가 있다. 자칭 ‘엄처시하’에 사는 친구가 10년 부부생활을 그야말로 무사히 이어가고 있는 것은 자신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딸에게 전달해서 화해를 유도하는 장모님의 활약이 있기 때문이라나. 지금 목하 열애 중인 연인들, 혹은 미운 정으로 산다는 부부일지라도 니 편, 내 편 따지지 말고, 우리 편을 만들자. 부부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사람이 많을수록 사랑의 열매는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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