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남녀에게는 짝이 있다고 믿고 있다. 고민하고 찾으려고 노력하면서 기다리면 언젠가는 만나게 된다. 그 기다림의 과정을 이겨내는 끈기와 인내가 필요하다.
최근 미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머니의 방문상담을 받았다. 만혼의 딸은 전문직으로 사회적 성취가 정말 뛰어난 인재였다. 배우자 만남은 대화가 통해야 하므로 서로의 성취에 근접하는 상대를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서 이 뛰어난 여성은 만남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 하나 만남이 어려웠던 이유는 여성이 나이차이가 나는 남성이 아니라 동갑이나 연하를 만나고 싶어해서다. 한국이라면 모를까 한국계가 적은 미국에서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려야 성사될 만남인가 했다.
그러던 중에 LA의 한인 라디오 방송에서 인터뷰 요청이 있었다. 내가 머물던 워싱턴에서 LA에 가려면 숙박, 교통비, 시간이 많이 걸리고, 짧은 출장이라 업무가 많아서 고민이 되다가 문득 이 여성이 떠올랐다.
다수를 상대로 공개 프러포즈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라디오 방송에서 여성을 소개했고, 다음 날 여성을 만나보겠다는 메일이 여럿 왔다. 그 중 3명의 남성이 눈에 들어왔다.
동갑이거나 나이차이가 적고, 전문직 등 여성이 원하는 조건이었다. 그 중 한 남성의 아버지와 연락이 됐다. 보내온 사진을 보니 호남형으로 느낌이 좋았다.
“아들에게 여성 얘기를 했더니 만나보겠다고 하네요. 메일을 보내겠다고 하니
주소를 알려주세요.”
나는 반가운 마음에 여성 어머니에게 연락을 했다. 잠에서 깬 것 같은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니 시차 계산도 안하고 무작정 전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실례를 무릅쓸 만큼 좋은 소식이었다.
두 사람은 개인 일정이 있고, 지역 간 거리가 있어 먼저 SNS 등을 통해 연락을 주고 받을 것이다. 연락해온 남성들이 더 있지만, 첫 번째 만남에서 잘되면 좋겠다.
이 사례를 보며 내 확신이 더 굳건해진다. 세상 어딘가에 짝은 있다. 언젠가는 반드시 만난다. 그 방법을 찾는 게 관건이다. 그러니 싱글 당사자나 부모님은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여유있게 기다리는 게 중요하다.
문득 얼마 전 만났던 77년생 여성이 떠오른다. 이 여성은 어떤 방법으로 만남을 갖게 할지 고민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