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꽃피는 내가 사는 LA.
누가 말했던가? 엘에이를 “ 천사의 도시 축복받은 땅 ”이라고 하였던가? 그 말이 저절로 나온다. 무용, 음악, 미술 등 문화예술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곳이 도처에 있다. 최근 나는 브로드 미술관, 모카 박물관을 방문하여 모처럼 한가하게 일요일을 즐겼다. 이탈리아에 메디치 가문이 있다면 엘에이에는 브로드 부부가 있다. 일억사천만 달러의 비용이 투입된 브로드 건물은 현대 미술가 작품이 수백 점을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모카 미술관도 사천만 달러를 독지가가 기부하여 앞으로 5년간 무료입장을 할 수 있다고 하니 앞으로 더욱 자주 갈 수 있을 것 같다.
“ 이건 나도 그맇 수 있을 것 같은데? 미술품이 왜 그렇게 비쌀까? 도대체 얼마어치를 내가 본 걸까? ” 수천억 상당의 천문학적 숫자 미술품들을 감상보다 돈으로 먼저 계산되는 것이 나만의 생각일까? 책으로만 보던 예술가의 작품을 해년마다 직접 볼 수 있는 그것만으로도 부자가 된 기분이고 부러울 게 없다는 감사의 생각을 갖게 되었다.
한미여성회에서 현대미술사 강좌를 들은 덕분에 이젠 내가 도슨트가 된 거처럼 캡션을 안 보고도 작품 설명을 다해 준다. 제프 쿤스, 바바라 크루거 , 앤디 워홀, 로버트 테리엔, 로이 리히텐슈타인, 장 미셸 바스키아, 무라카미 타카시, 마크 로스코 등 이제는 아는 만큼 보이기 시작했다. 긴 줄에 포기했던 야요이 쿠사마의 인피니티 미러룸을 드디어 보았다. 45초의 무한대 짧은 찰나의 순간을 놓치기 싫어 열심히 사진을 찍고 또 찍었다.
배우면 배울수록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고 하나씩 알아가고 배우는 과정에서 즐거움이 생긴다. 나의 취향, 아비투스는 내가 만들 것이고 거듭하여 감상할 때마다 성장해가는 나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며 기뻐한다.
작품 앞에 서서 멋진 발레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어본다. 마치 평범한 나의 일상과 예술이 하나가 되어 융합돤 또 하나의 내가 만든 작품 세상을 상상한다. 그러면 지금까지 무심히 지나쳐간 예술의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아이디어와 영감이 떠오른다. “ 나도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네. 이런 소재, 이런 느낌으로 설명이 가능하네. 이건 무슨 뜻이지?”하며 계속 질문을 나에게 던진다.
수많은 사람들이 마크 로스코의 그림을 보면 운다고 한다. 그 이유를 알고 싶어서 나도 그림 앞에 앉아서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겨 보았다. 침묵 속에서 작가에게 내 마음을 들킨 거 같아서 머쓱해서 주의를 두리번거린다. 정답을 아무 곳에서 나에게 가르쳐 주지 않는다. 그는 나에게 속삭인다. 보이는 대로 그림을 보려고 하지 말고 느끼는 대로 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