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에이 발레단과 함께 하는 세레나데 & 라실피드 (Serenade & La
sylphide)
창립 13주년을 맞는 엘에이 발레단은 세레나데& 라실피드공연이
레돈도비치 퍼포밍아트에서 시작되어 UCLA 로이스 홀, 알렉스시어터에서 한다. 비가 오는 지난 토요일 저녁 엘에이발레단의 첫 번째 공연을 보기 위하여 나는 한 시간 넘게 운전하며 레돈도비치 퍼포밍아트센타에도착했다. 객석은 빈자리 하나 없이
꽉 차 있었다. 공연장을 갈때 마다 느끼는 것은 살아가면서 발레를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발레를 사랑하는 발레메니아도 정말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라 그런지 왠지 모르게 더 친근감을 가지게 된다.
역시발레의 진수는 클래식이다.
자랑스러운 우리 선화 후배 김정건 선생님은 이젠엘에이발레단의 중요 솔리스트로 맹활약 중이다. 제일 가운데 자리에서 발레공연 감상하였다.숨결 소리... 섬세한 근육의 움직임...
땅방울이 흐르는 모습...
토슈즈의 소리... 표정까지... 너무 리얼하게 잘 보인다. 공연은 어느위치에서 감상하느냐에 따라감동도 몇 배로 상승한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꼈다.“아름다움이란 바로 이런 거야 ”하며 나에게 말한다.
1부에 “ 세레나데 ”는 미국에서 20세기 신고전(네오클래시시즘)주의 발레의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조지 발란신의
안무로 민소매 레오타드와 로맨틱 튜튜에 별다른 무대 장치도 없고 단순한 조명이고
줄거리와 내용도 없다. 그런데 춤의 동작, 얼굴 시선, 각도, 팔과 다리의 위치에 따라 사랑,
기쁨, 슬픔, 분노,애절함, 증오, 간절함 등, 모든것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새삼 경이롭다. 20세기 최고의 작품이라는 이유를 알 거 같다.“대체 얼마나 많은 스토리를 원하는 겁니까?”라고 에술 계에 던진 조지 발란신의 메시지가 나에게 들렸다. 감춰졌던 내면의 아름다움을 발레로
표현한다.
2부의 라실피드는 낭만(로맨틱) 발레 중 가장 오래된 작품 중 하나로 토슈즈 (쉬르 라 포앙트) 기법과 백색발레 (발레 블랑) 을 소개한다. 발사모의3월 토론회가 기대된다.
한미무용연합회 “발사모”는 발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매달정기모임을 갖고 앞으로 엘에이에서공연되는 유명 발레단의 발레작품에대해 사전 이론공부를 하고 발레공연을 함께보러 가며 발레와 친숙해질 수 있도록 정보를 함께 공유하는 모임이다.
발레 작품을 배우면 그 시대의 문화, 역사. 미술, 음악 모든 것을 함께 배울 수 있으며,
무엇을 찾지 않아도 발레 속에서 우리 삶의 진리를 찾았을 수 있다. 3월18일 월요일 오후7시에 LA발레단의 유일한 한국 발레리노
김정건씨가 “세레나데& 라실피드”작품에 대한 해설, 이론, 실기를
강의한다. 발레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어디서:
진발레스쿨 ( 3727 W,6TH # 607 LA. CA.
90020)
문의 : 323-428-4429
www.balletjean.com
발사모 헬렌 씨의 공연리뷰 .
Fifty Shades of Blue and Cold Feet in Highlands - 발레의 온도: Balanchine’s Serenade and Bournonville’s La Sylphide by Los Angeles Ballet (March 9, 2019 Royce Hall, UCLA)
신고전주의 발레의 창시자 Balanchine의 대표작인 Serenade. 스토리와 캐릭터가 확연하게 있는 narrative ballet와 달리 Serenade를 그냥 영상으로만 접하였을 때는 it left me cold...thought the ballet lacked warmth 특히 볼쇼이의 Serenade는 정확하며 흠 잡을 것이 없는 execution을 보여줬지만, 어떻게 보면 발레 robot 같은 느낌? 차가운 느낌의 icy blue 의상과 세트디자인이 한몫하기도 했다. 따로 세트디자인이라 할것 없이 블루배경에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블루 로맨틱튜튜를 입은 댄서들을 다양한 각도로 정렬배치하여 시시각각 세트디자인을 만들어 내는것이다. Balanchine이 Degas의 Blue Dancer에서 영감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으나, 블루는 바다와 하늘의 색이며, 온화함, 차가움, 슬픔 등 다채로운 감정들을 불러 일으키는 신비의 변화무쌍한 무드의 색감으로, Balanchine은 이점을 이용해서 교묘한 매직트릭으로 새로운 안무도 고안해내기도 했다.
남자 솔리스트와 두명의 발레리나와의 Pas de trois 중에 한 발레리나가 music box dancer처럼 아라베스크 en pointe를 하여 360도 promenade를 도는데, 이는 인간이 혼자 회전할수 있는 자세가 절대 아니다. 블루 바디슈트를 입는 남자 솔리스트가 앉아있는 상태에서 발레리나를 받쳐주며 허리를 돌리기 때문에 가능한 것...하지만 블루배경과 의상때문에 혼자 회전하는 일루션을 준다. Los Angeles Ballet의 블루는 차가운 느낌의 icy blue 대신에 light pastel blue가 조명에 비쳐질때는 거의 호수 seafoam 색깔로 부드러움과 따뜻함이 묻어난다. 다른 발레공연때 보다 무대에서 가까운 자리에 앉았는데, 댄서들이 robot이 아니라 flesh and blood인 인간임을 미묘한 순간의 표정변화, heaving bosoms, 중요한 턴을 돌기전의 찰나의 긴장된 에너지에서 느낄수 있었다.
Narrative ballet가 아니라 아예 스토리가 없는 것은 아니고 여주인공인격인 솔리스트가 마지막 씬에서 혼자 바닥에 쓰러져있는데, 남자솔리스트를 또 하나의 발레리나 (운명의 여신을 상징하는 듯한)가 백허그를 하면서 뒤에서 눈을 손으로 가리고, 여주인공에게로 리드하여간다. 곧 세사람의 pas de trois에 이어 pas de quatre 계속되는 여성댄서들의 등장으로 다이나믹은 계속 바뀐다. 그러다 끝에 다시 운명의 여신은 남자솔리스트의 눈을 가리고 쓰러져 있는 여주인공을 뒤로 한채 나가 버린다. 여러추측을 할수있겠지만 아무래도 발란신의 화려한 여성편력 개인사의 자전적 요소가 들어가지 않았을까. 정말 인상에 남는것은 마지막 finale장면이였다. 세명인지 네명의 남자댄서들이 다시 일어나 알수없는 unknown horizons으로 새로운 도약을 하려는 여주인공을 마치 배의 돛대 masthead모양으로 머리위에 높이 들어올려 환한 빛이 강렬하게 뿜어져나오는 무대옆으로 천천히 걸어나가며 끝난다. 마치 “Now, Voyager” 이라 말하듯이..."The untold want, by life and land ne’er granted, Now voyager, sail thou forth, to seek and find (말할 수 없는 바램, 살면서 이 땅에서 허락되지 않았던 말할 수 없는 바램, 자 항해자여, 그대 돛을 올려, 찾아 나서라).” The Untold Want by Walt Whitman.
La Sylphide의 주인공 James역은 아마 많은 남자무용수들에게 꽤 욕심이 가는 캐릭터일것 같다. 일단 흔하지 않게 남자캐릭터가 주인공이며, 타이즈를 신은 고귀하고 줏대없는 왕자캐릭터 대신 스코틀랜드 고지대 highlands 전통의상인 킬트를 입고 좀더 색다른 (민간인) 캐릭터와 댄스를 표현할수있을 것이다. 얼마전에 Bolshoi in Cinema로 Royal Danish Ballet 출신의 James 캐릭터의 대가 Johan Kobborg가 스테이징한 La Sylphide를 보았는데, 이 프로덕션에서의 James역은 볼쇼이 남자스타중에 하나인 Semyon Chudin이 맡았었다. Chudin을 처음본건 정말 오래전에 한국의 유니버설발레단이 코닥극장에서 호두까끼 인형을 공연했을 적인데, 아마 너무 어려서였는지 그냥 밋밋하고 풋풋한 금발머리에 왕자님으로 각인되었다가, 한참후에 볼쇼이가 LA에서 공연한 백조의 호수에 왕자로 나와 너무 발전한 모습과 언제 볼쇼이로 이적했는지 깜짝놀랐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날카로와진 인상, dark blonde로 변한 머리색, 라인이 묘하게 중성적 느낌이 나는 베테랑 댄서로 거듭난 그가 표현한 James는 예술가기질에 신경질적인 예민한 “Byronic hero” 같은 인상을 받았다.
James는 Effy라는 예쁘고 참한 약혼자가 이미 있음에도 숲의 요정 실피드에게 현혹되어 결혼식날 Effy를 바람맞추고, 결국 Effy는 베프 Gurn에게 뺏기고, 실피드도 마녀 Madge의 계락으로 자신의 손으로 날개를 꺽어 죽여버리고 마는 환영을 쫒다 파멸을 부르는 이기적 사랑과 소유욕의 처참한 결말의 비극이다. 토슈즈가 처음으로 사용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로맨틱 발레의 명성에 걸맞게 작년에 백조의 호수공연부터 뛰어난 기량과 아름다움을 보여준 LAB의 수석무용수 Petra Conti가 숲의 요정 실피드역을 맡아, 완벽한 테크닉으로 마치 무대위에서 공기같이 가벼운 몽환적인 느낌의 춤은 물론 연기력 또한 뛰어나, 실피드의 날개가 꺽이자 눈이 멀어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몸이 서서이 마비되어 죽는 연기를 가까이서 지켜보니 정말 애절하였다. 또한 LAB의 공동예술단장인 Colleen Neary가 직접 마녀 Madge역할로 분하여 뛰어난 마임연기로 동화적인 요소를 더하였는데, 파킹랏으로 돌아가는 셔틀버스 안에서 한 엄마가 아이들에게 어린이 눈에 맞추어 깔금하게 정리하여 주더라 “That bad witch messing with people’s lives...”
여기서 주인공 James 는 Byronic hero가 아니라 두 여자사이에서 갈등할지언정 순수한 캐릭터, 베프인 Gurn도 야비한 기회주의자라가 보다는 Effy를 짝사랑하는 oafish character로 그려진다. 특히 남자댄서들은 Bournonville 스타일의 높고 수평적으로 뛰는 어려운 점프들을 킬트를 (원래는 안에 아무것도 않입는게 정석이다) 펄럭이면서 열심히 뛰었는데, Petipa발레의 왕자캐릭터들과는 다른느낌의 캐릭터와 라인을 볼수있었다. 비극적인 결말에도 불구하고 Los Angeles Ballet단의 La Sylphide는 LAB 특유의 warmth 와 humor, 화려한 색채의 킬트와 타르탄프린트의 의상들로 극의 결말에 다다르기전까지는 전반적으로 상당히 밝은 프로덕션이였다.
어릴적 바리시니코프를 보고 너무멋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나이가 들어 다시보니 critics들이 왜 그를 영혼이 없는 시베리아 cold technician lacking warmth라 비판하는지도 알겠더라. 바리시니코프의 ABT시절 동료중에 지금은 작고한 쿠바계 출신의 Fernando Bujones는 당시 소련에서 망명한 슈퍼스타의 그늘에 가려진 점도 있지만 뛰어난 테크닉과 warmth로 사후에 기억되고 있다. Political correctness 와 스테레오 타입을 떠나서 라틴계 발레댄서들은 특유의 정열과 joy of dancing을 embody 하는것 같다. 그런의미에서 1970년에 창단된 Ballet Hispánico가 3월 22과 23일 다운타운 the broad stage하는 공연을 보는것도 괜찮을것같다.
#losangelesballet
3.18.2019